삼성생명, 삼성증권 유상증자에 1000억원 출자…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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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삼성증권 유상증자에 1000억원 출자…왜?
  • 우선미 기자 wihtsm@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2월 23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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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꼴찌지만 IB 꿈 꾸는 막내 '삼성증권' 지원 사격
   
 

[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삼성생명보험이 자회사인 삼성증권의 유상증자에 1000억원대 거액을 출자한다. 삼성생명이 5개 투자은행(IB) 중 꼴찌를 도맡아하고 있는 막내 삼성증권에 지원 사격을 해주겠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삼성생명이 삼성증권의 구주 배정 및 초과청약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977억5900만원(371만7070주)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출자 일자는 오는 3월 8일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생명은 삼성증권의 보통주 19.54%(1487만349주) 중 11.14%(851만3524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삼성화재가 8.02%(613만2246주)를 포함해 뒤를 이었고 나머지는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보험(특별계정)이 각각 0.26%, 0.12%를 가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출자에 대해 삼성생명이 최근 IB 강화를 꾀하고 있지만 실적이 부진한 삼성증권을 위해 지원군 역할을 자처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8월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을 발표한 이후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초대형 IB 최소 기준인 4조원에 도달하기 위해 자기자본 확충 방안을 줄줄이 마련했다.

일환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잇달아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삼성증권이 354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고, 그에 앞선 11월 29일 한국투자증권이 1조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신한금융투자가 500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보통주 5000만주를 유상증자 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1만원이다. 이어 메리츠종금증권도 메리츠캐피탈 인수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대형 증권사들이 줄줄이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유는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영위할 수 있는 사업영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인 증권사의 경우 '종합금융투자업자'로 지정하고 있다. 나아가 2017년부터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IB로 거듭날 경우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어음 발행(1년 이내)이 가능해지고 외국환 업무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어선다면 종합투자계좌(IMA) 개설 및 부동산 담보 신탁 업무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높은 꿈과는 달리 삼성증권의 기업공개(IPO) 실적은 초대형 IB 5곳 가운데 가장 저조했다.

지난 20일 금융투자협회의 IPO 주관업무 수행 실적(단독·공동 주관 모두 합산) 통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지난해 IPO 공모금액은 전년(3606억원) 대비 42.1% 감소한 2087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2015년의 IPO 공모금액 감소율 35.6%보다도 폭이 더 커졌다.

이로써 지난해 IPO 공모 실적이 있는 증권사 18곳 가운데 삼성증권의 IPO 공모금액 순위는 8위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 5곳 중에선 순위가 가장 낮다.

삼성증권은 올해 사상 최대 IPO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정부도 한국형 IB 육성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돼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IB 육성을 추진하면서 옥석가리기가 시작될 전망"이라며 "삼성증권은 가장 먼저 IB의 조건인 몸집 부풀리기를 위해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빨리 마무리해야 하는데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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