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신용평가 개선…등급제→점수제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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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신용평가 개선…등급제→점수제로 전환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1월 17일 0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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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신용평가 개선…등급제→점수제로 전환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개인 신용평가 산정 체계가 1∼10등급의 '신용등급제'에서 1000점 만점의 점수로 평가하는 '신용점수제'로 전환된다.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신용등급이 곤두박질치는 일을 막기 위한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민∙취약계층 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17일 금융위에 따르면 이번 방안은 금융기관 대출 여부와 금리·한도를 결정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개인 신용평가제를 전면 개편하기로 한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현행 신용등급제를 폐지하고 미국처럼 점수를 매겨 개인신용을 평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금도 신용등급과 함께 개인별로 1000점 만점의 점수가 부여된다. 900점 이상은 1등급을 주는 등 점수별로 구간을 나눠 등급을 정한다.

문제는 같은 등급 내에서도 점수 차이가 30∼70점 나는데도 금융회사들이 신용등급에 과도하게 의존해 획일적 대출금리를 적용한다는 점이다.

정책금융 기관들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미소금융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사람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등급별로 이용 자격에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점수제를 도입하려면 금융회사 시스템을 모두 바꿔야 하는 등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는 일단 현행 등급제를 유지하면서 등급 산정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대출금리를 평가지표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신용등급 상승∙하락 요인이나 변동 폭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 신용평가를 받아야 했다.

빚을 꼬박꼬박 잘 갚았는데도 저축은행이나 카드론 등 제2금융권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신용등급이 큰 폭으로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문제가 이어졌다.

개인신용평가사인 나이스평가정보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신용등급 1등급인 사람이 대부업체에서 신규 대출을 받으면 등급이 평균 3.7등급이나 하락했다. 2등급인 사람은 평균 3.3등급이 떨어졌다.

이에 금융위는 신용정보원이 모은 각 금융권의 대출금리 자료를 개인신용평가사에 제공, 대출금리를 평가지표로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어떤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았는지에 관계없이 연 7%대 금리로 대출받은 사람과 15%대 금리를 적용받은 사람의 신용평가에 차등을 둔다는 얘기다.

사회 초년생이나 대학생처럼 신용거래 정보가 부족한 이들이 4∼6등급의 낮은 평가를 받는 불이익이 없도록 신용등급 산정 때 통신∙공공요금∙보험료 납부 정보의 반영은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금융 공공기관들이 보유한 부실채권의 원금 감면 대상을 넓히는 등 채무 재조정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은행은 보통 연체한 지 1년 정도가 지나면 채권을 상각 처리하지만 금융 공공기관은 연체 채권을 상각하지 않고 오랜 기간 보유한다.

이러다 보니 여러 기관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들이 은행권에선 채권이 상각돼 원금 감면을 받았는데 금융 공공기관에선 원금 감면 혜택을 못 받아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나타났다.

정부는 '회수 실익이 없을 경우 상각한다'는 금융 공공기관들의 주관적 채권 상각 기준을 바꾸고, 상각 채권은 캠코가 일괄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해 채무 조정 대상을 넓힐 방침이다.

이밖에 채무 연체자들이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한 이후에도 과도한 이자를 부담하는 일이 없도록 이자율을 10%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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