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경전철 파산 벼락맞은 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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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경전철 파산 벼락맞은 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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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법정공방했나?" 당장 채무 인수비용 지출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GS건설(대표 임병용)이 최대주주로 참여한 의정부경전철이 개통 4년 만에 파산을 신청했다. GS건설은 올 2분기께 해지환급금 약 1200억원을 수령할 예정이지만 당장은 파산에 따른 채무인수비용 980억원을 영업외손실로 잡게 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의정부경전철 주주사들은 전일 이사회에서 파산신청을 의결하고 서울중앙지법에 파산을 신청했다.

의정부경전철의 주주는 GS건설(지분율 47.5%), 고려개발(18.6%), 한일건설(12.8%), 이수건설(7.1%), 시스트라(5%), LS산전(4.77%), 유니슨(4%) 등이다.

당초 의정부시는 민간투자사업인 의정부경전철을 추진하면서 2004년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GS건설이 포스코건설의 사업계획서 일부가 허위라며 제기한 소송이 받아들여졌고, 최종 사업자로 GS건설이 낙점됐다.

GS건설이 법정공방까지 불사해 따낸 의정부경전철은 우여곡절 끝에 2012년 개통됐다.

하지만 이후 4년여 동안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적자를 냈다. 설립된 해 315억원, 이듬해 443억원, 2014년 1081억원, 2015년에는 1498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GS건설 외 주주사들은 연간 3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지분만큼 나눠 분담해왔다.

의정부경전철 손실은 GS건설 재무제표에 꾸준히 반영돼왔다. GS건설은 의정부경전철에 수천억원대 채무보증을 제공하는 등 사업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모양새였다.

의정부경전철이 밑 빠진 독으로 전락한 근본적 이유는 승객 유인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의정부경전철은 당초 하루 7만9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개통 직후 일평균 1만5000여명의 승객을 태우는 게 전부였다. 환승할인, 경로 무임승차 등 혜택을 총동원한 후에도 승객수가 예측치의 30%를 못 넘었다. 실제 운임수입 역시 예상 수입의 3분의 1이 안 됐다.

GS건설측이 의정부시와 맺은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은 실제 운임수입이 예상치의 50%를 넘으면 시가 재정지원을 해준다는 내용이라 지원금조차 받지 못했다.

주주사들은 최근까지 의정부시에 재정을 투입해 사업손실 절반을 부담해달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파산신청에 이르렀다. 법원의 최종 결의가 나오면 의정부경전철은 파산하고 의정부시는 새 사업자를 찾아야 한다.

파산 신청과 함께 GS건설은 의정부경전철의 채무 207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다. GS건설이 2070억원을 우선 변제하면 다른 주주사들이 각자 지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GS건설에 갚는다.

나머지 주주사들 분담분을 제외한 980억원은 GS건설의 올 1분기 재무제표에 영업외손실로 반영될 예정이다. 이 기간 980억원 이상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적자가 불가피하다. 반대로 의정부시로부터 해지환급금 1190억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에는 흑자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의정부경전철 손실은 이전부터 꾸준히 충당금 처리 해왔기 때문에 파산했다고 해서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며 "올 1~2분기 흑자일지 적자일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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