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대비 '신탁업' 키운다…로펌·병원 신탁상품 출시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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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대비 '신탁업' 키운다…로펌·병원 신탁상품 출시 허용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1월 12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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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대비 '신탁업' 키운다…로펌·병원 신탁상품 출시 허용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정부가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신탁업을 종합자산관리 수단으로 키우기로 했다. 금융회사뿐 아니라 로펌∙병원도 신탁상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금융개혁 5대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신탁(信託)은 소비자가 자신의 재산을 맡기면 신탁회사가 일정 기간 운용·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이미 200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신탁을 통한 노후 대비와 증여∙상속 등 부(副)의 이전이 활발하지만, 국내 신탁시장은 왜소한 편이다.

신탁업은 그간 자본시장법에 묶여 여러 제약을 받느라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자본시장법은 신탁업을 은행∙보험∙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겸업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로펌∙병원 등은 신탁업을 할 수 없었다. 독립 신탁업자 출현도 어려웠다. 또 종합신탁업 인가를 받으려면 자기자본이 250억원 이상이 돼야 하는 등 진입장벽도 높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신탁에 맡길 수 있는 재산(수탁재산)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수탁재산은 금전∙증권∙부동산 등 7종류로 한정돼 있다. 여기에 더해 자산에 결합된 부채, 영업(사업), 담보권, 보험금청구권 신탁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수탁재산 범위가 넓어지면 해외에서는 이미 활발한 생전신탁, 유언신탁, 유동화신탁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될 수 있다.

생전신탁은 회원이 살아 있을 때는 자기 자신을 위해, 사후에는 배우자∙자녀 등 지정된 사람을 위해 자산을 관리∙운용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서비스다.

유언신탁은 신탁회사가 회원과 생전에 계약을 맺고 재산을 관리해주다가 회원이 사망하면 자산을 배분하는 금융상품이다. 치매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워진다 해도 유언신탁을 활용하면 정해둔 대로 재산이 처분된다.

재산 관리 능력이 부족한 자녀를 위해 보험금을 관리해주다가 장기간에 걸쳐 배분하는 생명보험청구권 유언신탁도 출시될 수 있다.

정부는 신탁업 인가 기준을 대폭 낮춰 법무법인, 의료법인 등 새로운 '플레이어'를 신탁시장에 끌어들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신탁업법이 지본시장법에 통합된 2009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분리를 추진한다.

금융회사가 아니더라도 병원이 신탁업 인가를 받아 치매요양신탁∙의료신탁을 내놓거나 상속 세제에 강점이 있는 로펌이 유언신탁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금융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 올 6월까지 신탁업법제정안을 만들고, 10월께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집주인의 동의 없이도 가입할 수 있도록 전세금 보장보험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전세금 보장보험은 임차인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보장해주는 상품으로, 지금은 임대인이 개인정보 활용을 동의해줘야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전세금 보장보험 활성화를 위해 보증료율은 올해 상반기 중 0.192%에서 0.153%로 내리고, 보장 대상 전세금 규모에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금융위는 항공권을 예매하면서 간편하게 여행자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항공사에도 여행자보험 판매권한도 부여하기로 했다.

금융지주회사들은 회원 동의를 받지 않고도 영업을 위해 계열사 회원의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그 동안은 영업 목적을 위한 공유라면 회원의 승인을 따로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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