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 삼성 수뇌부에 던져진 주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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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척간두' 삼성 수뇌부에 던져진 주사위
  • 김재훈 선임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1월 13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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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풀이] 이재용-최지성-장충기 '패키지 구속' 가능성↑…
   
▲ 12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 지원과 관련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선임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뇌물 제공 혐의를 받는 이재용 부회장이 12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밤샘 조사를 받았다. 한겨울 삼성그룹이 꽁꽁 얼어붙었다.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은 앞서 9일 연관 사안으로 특검의 고강도 조사를 마친 상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가 공히 적용되는 경우 이들 3인에 대한 '패키지'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룹 내 컨트롤타워가 장시간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삼성 내부에 팽배한 가운데 실낱같은 불구속 수사 시나리오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현상황과 향후 전망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해본다.

Q. 이재용 부회장이 예상대로 특검에 소환됐다.

== 이 부회장은 12일 오전 검은색 체어맨 차량을 타고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표정은 굳어 있다. 심경, 혐의에 대한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다. 국민들께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후 이 부회장은 22시간에 걸친 밤샘조사를 받고 13일 오전 7시 50분께 특검 사무실을 빠져 나왔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오른 뒤 3∼4㎞ 떨어진 서초사옥에 도착해 41층 집무실로 향했다. 

최지성 실장을 비롯해 미래전략실 대부분 임직원은 서초사옥에서 대기했고, 일부는 특검 사무실 주변에서 밤을 지새운 것으로 전해졌다.

Q. 참고인 신분이었던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차장과 달리 피고인으로 적시 됐는데.

== 그렇다. 혐의점 입증에 대한 특검의 자신감이 읽히는 대목이다. 특검은 그간 수사 대상자를 소환할 때 대부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해왔기 때문이다.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차장이 그랬다. 물론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최 실장과 장 차장의 신분이 피의자로 변경될 수 있다. 3명이 동시에 구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Q. 그간 지목된 혐의점들은 어떤 것들이었나.

== 승마 유망주 육성 명분으로 2015년 8월 최순실 씨가 세운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가량을 송금했다.

최 씨와 조카인 장시호 씨가 이권을 챙기려 설립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2800만원을 후원했다. 최 씨가 실소유주인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대기업 가운데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이 외에 최 씨 지원의 실무 역할을 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 부문 사장이 최 씨와 직접 수 차례 접촉한 사실도 확인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기 위한 과정으로 특검은 의심하고 있다.

Q. '제2의 태블릿PC'가 삼성 입장에서 크게 부담스러울 것 같다.

== 검찰이 삼성을 상대로 휘두를 수 있는 이른바 '회심의 칼'로 보인다.

최초 공개된 최 씨의 태블릿 PC의 경우 주요 내용들이 대부분 공개가 된 상태라 해명을 하는데 이렇다 할 장애가 없었다. 하지만 최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가 지난 10일 제출한 태블릿PC의 경우 어떤 내용들이 담겼는지 구체적으로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방어논리를 만들 시간적 여유마저 없다는 얘기다.

Q. 민감할 수 있는 정보란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최 씨가 사용하던 개인 물품이었던 만큼 삼성에 대한 직접적 요구와 이에 응하는 특정인들의 조건이 담기지 않았겠나. '얼마를 주면 이렇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일례로 최 씨와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대외협력스포츠기획팀장(전무) 사이에 오간 이메일은 일부 확인됐다. 이게 인물별, 날짜별, 시간별로 빼곡하게 기록돼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단서로 활용될 것이란 게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Q. 이 부회장 구속 가능성이 우세하다.

== 그렇다. 하지만 특검의 고민도 상당하다. 이 부회장의 구속이 곧 박근혜 대통령을 뇌물수수 주범으로 굳히는 탓이다. 탄핵과 직결되는 사안이라 정치-사회적 후폭풍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우리나라 경제를 사실상 움직이는 삼성의 사실상 총수라는 점에서 고려할 요소들이 상당한 게 사실이다.

Q. 법조계 일각에서 불구속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 논리는 간단하다. 뇌물을 증여(증뢰죄)한 쪽 보다 받은(수뢰죄) 쪽이 구속된 비율이 높다는 주장이다.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계산도 나오고 있다. 형량 자체도 증뢰죄가 수뢰죄에 비해 현격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유례없는 현직 대통령과의 '커넥션 딜'로 굳어가고 있지만 섣부른 판단은 경계해야 한다.

Q. 다른 그룹 오너들 역시 긴장의 끈을 놓긴 어려울 것 같다.

== 물론이다.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이 대표적이다. 앞서 언급했듯 특검이 새로 입수한 태블릿 PC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파악되지 않아 불확실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특검은 최 회장과 신 회장에 대해 각각 사면과 면세점 출점 등 사안을 놓고 독대한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 실제 특검은 이 부회장 소환 직후 삼성 이외에 다른 대기업 수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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