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기업은행장 낙점에 '친박'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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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기업은행장 낙점에 '친박'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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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노조 문제화…황교안 대행 전횡에 야당 반발
 ▲ 김도진 기업은행장 내정자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도 금융권 내 인사에는 '친박'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IBK기업은행의 차기행장으로 김도진 부행장이 임명된 것도 친박 의원들의 입김이 다수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업은행장을 제청하고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인사를 급하게 단행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기업은행의 CEO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굳이 다른 방법도 있는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금융기관의 인사를 단행한 것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김도진 부행장 임명…"황 권한대행의 인사권 전횡"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김도진 부행장이 취임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김도진 기업은행 부행장을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제청했고 26일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를 결제했다.

김도진 부행장은 28일 제25대 기업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조준희 전 행장과 권선주 행장에 이어 3연속 내부승진으로 행장이 결정됐다.

외부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내부승진인사임에도 기업은행 내부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금융위가 이미 한 달 전부터 김 부행장을 차기행장으로 내정했고 이 과정에 친박계 의원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서다.

또한 김 부행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TK(대구∙경북) 출신 인사라는 의혹도 함께 나오고 있다. 앞서 황 대행이 강행한 마사회장 인사 역시 TK 출신이라 이러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지난 16일 "11월 14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주관한 저녁식사 자리에 김도진 부행장,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회장이 모임을 가졌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금융위가 김도진 부행장과 김규태 전 기업은행 전무이사와 관료 1명을 추천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친박계가 인사에 개입한 정황도 확인됐다"는 성명을 밝혔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금융위는 노조가 언급한 인물을 후임 기업은행장으로 추천한 바 없다"며 "노조 성명에서 언급한 모임도 전혀 가진 바 없다"고 해명자료를 냈다.

김도진 부행장은 26일 은행장 내정 소식이 전해진 후 바로 노조 사무실로 향해 노조와 대화를 나눴다. 김 부행장은 "지난 일은 잊고 함께 머리를 맞대자"며 노조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과 임 위원장에 의해 임명된 김 부행장이 성과연봉제를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조와의 관계가 쉽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은행권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김 부행장의 임명과 함께 정치권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인사권 단행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치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과 같은 행동을 한다며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효은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황 권한대행은 짧은 과도정부의 관리자에 불과한데도 박근혜 정부 2기를 책임진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업은행장 선임 이후 1월에는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3월에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황 권한대행의 인사권 전횡이 이어질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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