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감원 '칼바람'...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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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감원 '칼바람'...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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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부담에 기대수익↓…비대면 거래↑ 창구인력↓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은행권에 부는 구조조정 바람이 매섭다.

KB국민은행은 대규모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근속 10년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기 때문에 2010년 퇴직자 3250여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SC제일은행과 NH농협은행, 광주은행 등은 앞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은 내년 상반기 희망퇴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올 한해 저금리 기조에도 예상보다 많은 수익을 달성했지만 내년 가계부채 부담과 경기 침체 등으로 구조조정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은행 인적구조 문제와 비대면 거래 증가로 창구 인력의 필요성이 감소하는 것도 한몫 했다고 지적했다.

◆ 점점 늘어나는 희망퇴직…2017년 내다보며 '허리띠' 조르는 중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10년 이상의 일반 직원과 만55세 이상의 임금피크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희망퇴직 신청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다.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은 최대 27개월, 일반직원은 36개월치 평균 통상임금을 받는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그 결과 45세 이상 4500여명 중 65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임금피크제 대상 퇴사 희망 직원 470여명을 합쳐 1000여명이 넘는 인원이 퇴사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올해는 희망퇴직자 수가 3000여명 이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10년 이상 근속자로 희망퇴직 대상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내년 초 희망퇴직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노사협의를 통해 1월에 희망퇴직을 신청 받았다. 올해는 임금피크 직원 180여명이 퇴사를 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는 희망퇴직자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영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내년에는 희망퇴직 대상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KEB하나은행은 올해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내년에는 다른 시중은행들에 맞춰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은행은 2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농협은행은 411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광주은행 역시 98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은행권 희망퇴직 규모는 2012~2013년 600~800여명에 그쳤다. 하지만 2014년부터 규모가 수천여명으로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4000여명이 퇴직했고, 올해 역시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인력 구조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3분기 은행들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이며 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렸지만, 주택시장 활성과 비용감소로 인한 수익개선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몇 년 은행 수익을 견인한 주택담보대출이 내년부터 은행에 부담을 가속화한다는 점도 문제다. 비용 절감은 '인력감축' 외에는 찾기 힘들다.

결국 은행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서는 모양새다.

많은 급여를 받지만 은행의 수익구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인력들이 많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핀테크와 모바일 뱅킹으로 인한 비대면 거래가 많아지며 창구 인력의 최소화 운영이 가능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들은 희망퇴직이 회사와 직원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구조조정은 나이가 많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업이 강제적으로 인원을 줄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국민은행은 노사 간의 합의를 통해 10년 이상 근속 직원으로 대상을 확대해 젊은 직원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도전할 기회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이 많은 직원들의 경우 반강제적으로 퇴직을 하면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많은 직원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기업도 인력감축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는 노사가 상생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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