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연희 파크 푸르지오'의 굴욕…서울 분양시장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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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연희 파크 푸르지오'의 굴욕…서울 분양시장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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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부동산시장 전반에 냉기…인기 단지 '쏠림' 더 심해질 듯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처음 재개된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대우건설 '연희 파크 푸르지오'가 1순위 청약건수 미달의 쓴 맛을 봤다.

부동산 규제와 경기 불안 등으로 서울 뿐 아니라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잠실 등 인기 단지에 대한 청약 쏠림 현상은 한층 두드러질 전망이다.

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진행된 '연희 파크 푸르지오'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전용면적 112.8㎡ 33가구에 대해 접수된 청약은 총 18건으로 집계됐다. 모집 가구 수 대비 15건이 미달됐다.

이 아파트의 나머지 주택형도 경쟁률이 예상보다 저조했다. 주력인 84㎡ A~D(174가구)의 1순위 경쟁률은 평균 2.30대 1에 그쳤다. 59㎡(56가구)가 8.63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다른 아파트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날 서울에서 1순위 청약을 접수한 대림산업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561가구)는 평균 5.04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삼성물산 '래미안아트리치'(519가구)의 평균 1순위 청약 경쟁률은 4.6대 1이었다.

GS건설 '신촌그랑자이'(371가구, 청약경쟁률 평균 28.4대 1)와 현대산업개발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71가구, 28.9대 1)만 비교적 선방했다.

11.3 대책 이후 처음 실시된 분양에서 서울 아파트 상당수가 저조한 성적표를 손에 쥔 셈이다.

대책 이전 같으면 2자릿수 경쟁률이 거뜬할 법한 단지들이 규제와 경기둔화 등 각종 변수들로 직격탄을 맞았다.

일각에선 연희 파크 푸르지오의 경우 저층 일부 가구가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요자들이 몸을 사리자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이미 관망세로 돌아서버렸다"며 "건설사들 사이에서도 청약일정을 미루고 추이를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전반이 앞으로 더욱 침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시장과 매매시장이 함께 얼어붙으면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부동산 가격이 강하게 조정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말 발표된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기준으로 전월 대비 16.4포인트 하락한 96.7를 기록, 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공인중개사들의 아파트 가격 예상치를 토대로 작성되는 이 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을 예상하는 공인중개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에서 부동산 가격이 현재 고점이라는 인식이 강해 공격적으로 분양에 나서는 사람이 없다"며 "앞으로도 서울지역 1순위 청약 미달 사태가 점점 많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 성장 없이 유동성으로만 자란 시장은 조정도 강하게 받는 경향이 있다"며 "지방의 경우엔 지난 금융위기 당시처럼 입주거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청약 요건이 강화된 영향으로 일부 인기 단지∙주택형에 대한 쏠림 현상은 점점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40평대 주택이 연희 파크 푸르지오에선 미달되고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에선 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며 "청약통장 사용이 제한되다 보니 한번 청약할 때 투자가치가 조금이라도 높은 곳을 택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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