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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사내이사) 선임이 초재기에 들어간 가운데 쌓여있는 삼성그룹 과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갤럭시노트7' 사태 해결부터 중·장기적으로는 조직구조 개편 등 각종 민감한 사안들이 그룹 곳곳에 산재해 있는 실정이다.
이 부회장이 컨트롤타워의 정점에서 깜짝 발표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보다 세밀한 리더십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이재용 부회장 '책임 경영' 본격 시동
이 부회장은 오는 27일 개최되는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앞으로 이 부회장은 이사회에 참여해 회사의 주요 경영상 결정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됐다. 삼성전자가 이번 선임을 두고 '책임 경영'에 무게를 싣고 있는 이유다. 업무 처리의 신속성이 배가된다는 점에도 그 의미가 크다.
그의 실용주의 경영방식도 조직 전반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촉발된 초유의 위기 속에 문제를 수습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당면한 문제는 갤럭시노트7 사태 해결이다. 발화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 문제를 우선적으로 수습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 선임과 함께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특단의 대책을 준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노트7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인사도 진행될 전망이다. 올 12월에 있을 정기인사에서 적지 않은 변동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체제에서의 신인 임원의 등장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전환도 중·장기적 과제로 거론된다. 이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위해서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지주사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문어발식 확장으로 만들어진 순환출자 구조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확실한 지배구조를 마련해야 외부 세력들의 공격을 방어하고 지속 가능한 삼성그룹의 성장이 가능하다.
이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간의 상호 보유 지분을 해소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삼성전자 지분을 7.55% 소유한 삼성생명, 또 삼성물산의 삼성생명 지분 19.34%의 정리가 주요 과제다.
해결방법으로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 중간지주회사 설립,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 등의 병합을 통한 전자 중심의 지주회사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는 중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 자동차 전자장치,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미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석유화학, 방산분야를 매각하는 등 핵심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정리에 착수했다.
전자·금융·바이오의 3개 축을 중심으로 사업재편이 탄력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삼성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역량을 갖춘 기업∙인재를 영입하는 '외부 수혈'에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 내부 역량과 외부 수혈의 조합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얼마나 창출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 "갤럭시노트7 사태 해결이 첫 단추"
삼성그룹 관계자는 "주총 이후 그룹 내에 많은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며 "이 부회장 본인이 책임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가 큰 만큼 새로운 행보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함께 리더십이 선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중앙대 위정현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약한 이미지를 쇄신해야 한다"며 "그를 위한 첫 단추는 갤럭시노트7 사태 해결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리더십을 통해 자신이 현재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는 카리스마를 심어주는 것이 급선무"라며 "위기상황에 대해 전면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퍼포먼스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위 교수는 "향후 인적쇄신과 조직개편을 순조롭게 이루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삼성그룹의 명실상부한 구심점 역할을 맡는 것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