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구글 '영원한 동지' 없다? 인공지능 '대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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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구글 '영원한 동지' 없다? 인공지능 '대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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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산업 주도권 신경전…"서비스 경쟁 우위 점해야"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삼성전자와 구글이 글로벌 인공지능(AI) 분야 주도권 경쟁에 시동을 걸고 있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양사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진영의 '혈맹'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홀로서기 식' 새 먹거리 창출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자사 AI 기술을 표준규격으로 삼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등 사업적 충돌이 불가피한 만큼 점진적 작별수순이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삼성전자-구글, AI 시장 놓고 갈등

13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AI 플랫폼 개발 업체 '비브 랩스'를 인수했다.

비브 랩스는 애플의 음성인식 비서 '시리'를 만든 핵심 개발자들이 창립한 회사다. 삼성전자는 비브 랩스의 플랫폼을 스마트폰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냉장고, TV, 세탁기 등 가전기기들을 연결해 모든 것을 음성으로 실행하는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의 AI 기업 인수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족한 부분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이재용 부회장식 실용주의 행보를 볼 때, 이번 인수를 계기로 삼성전자가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인텔리전스팀'을 신설해 AI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는 AI 시장에서 구글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OS 진영에서 동맹 관계를 유지했던 점과 대조된다. 안드로이드 내 삼성전자 점유율은 40%에 육박한다.

구글은 지난 4일 '메이드 바이 구글' 이벤트에서 신형 스마트폰 '픽셀'과 '픽셀XL',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 홈' 등 신제품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주인공은 음성 비서 AI '구글 어시스턴트'였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사용자 음성명령을 인식해 실내 조명, 온도조절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어하고 음식배달, 택시호출 등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구글은 특정 업체와 '넥서스' 스마트폰을 공동 개발해왔으나 이번에는 직접 스마트폰을 설계∙출시했다. 제조사들과 협력해 일궈낸 안드로이드 OS 생태계는 경쟁사인 애플에 비해 수익성이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최근 개인 일상 생활에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구글이 직접 사업을 챙기기 위해 나섰다는 것. 구글은 올해 초 '알파고'를 통해 AI 기술력을 과시했으며 화가 AI '딥드림', 상황인식 AI '브레인', 자율 주행차 등 기술 개량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 이외 국내 대기업들도 AI 연구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고 있어 'AI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계열사 SK텔레콤과 SKC&C가 인공지능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직접 관련 사업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기존 미래정보기술(IT)융합연구소를 인테리전스연구소로 재정비하고 AI와 가전, 스마트폰 접목 기술 연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AI 서비스 우위 기업, 시장 선도해 나갈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3~4년간 AI 분야에서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해왔다"며 "그 동안 축적한 AI 기술과 비브의 역량이 접목되면 경쟁력 있는 음성 비서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선점에 성패가 갈릴 것이란 조언을 내놓고 있다.

가천대 조영임 교수는 "기술표준이란 통상 국제기구에서 정하는 기술을 의미하지만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기술도 사실상 표준으로 인정 받는다"라며 "앞으로 전개될 AI 서비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기업이 기술표준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글이 전개하는 AI 사업에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대기업이 견제에 나섰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일"이라며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텔레콤 등 AI 기술연구에 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들이 많아 향후 발전이 매우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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