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근혜정부 경제 비화]①'고소영·강부자' 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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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정부 경제 비화]①'고소영·강부자' 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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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는 영혼 없어"…철저 배제한 결과 '강금실(?) 내각'
   
▲ 초대 내각의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명박(우측 가운데) 전 대통령

[컨슈머타임스 윤광원 기자]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 부실문제가 정점을 치닫고 있다. 대우조선은 '주인 없는 회사'여서, 한진해운은 '무능·무책임한 주인'때문에 문제가 됐다. 하지만 조선·해운부실의 공통점은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됐다는 게 공통점이다. 현재 문제의 뿌리는 '과거'에 있다.

이에 본지는 이명박정부 출범부터 현재까지 정부 경제정책의 '막전막후' 뒷이야기를 연재하는 새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항상 문제는 권력실세의 '입김'이었다. <편집자주>

◆장관 1인당 평균 재산 39억원…참여정부의 3배

이명박(MB) 정부의 초대 내각은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출신)' 혹은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내각이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왜 그런지 초대 내각의 면면을 살펴보자
 
내각 명단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경한 법무부 장관, 이상희 국방부 장관,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문화채육관광부 장관,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김성이 보건복지부 장관, 이만의 환경부 장관, 이영희 노동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김하중 통일부 장관, 변도윤 여성부 장관이다.
 
여성장관은 변도윤 장관 1명뿐이다.
 
이중 강만수 장관은 강남의 대형 교회인 소망교회에서 MB를 처음 만났고, 경남 합천(영남) 출신이다.
 
현대건설 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소망교회 본당 건설에 도움을 준 바 있던 이 대통령은 자신의 성공비결은 소망교회에서 얻은 신앙심 때문이며 그 덕에 지병인 간염까지 나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박미석() 초대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비서관도 소망교회 출신이다.
 
그러나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오렌지라 해선 안된다. 미국식 발음대로 '어륀지'라 해야 한다"고 주장, 논란을 일으켰고 박미석 전 수석은 부동산 투기혐의로 물러나면서 MB정부에 타격을 안겼다.
 
MB가 졸업한 고려대 출신은 장관 15명 중 정운천 장관, 정종환 장관 2명이고 영남 출신은 김경한(경북 안동) 장관, 원세훈 장관(경북)이다.
 
그럼에도 고대출신이 득세한 영남정권이란 평가를 받은 것은 차관급 이하 정부 고위직과 공공기관장 자리를 이들이 휩쓸었기 때문이다.
 
강부자 내각의 이미지는 특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론의 초점이 됐다.
 
당초 인수위 시절 처음 작성한 내각 명단은 실제 초대 내각과 상당폭 달라졌다.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와 이춘호() 여성부 장관 내정자,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한 것.
 
여성장관 후보 2명이 모두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춘호 내정자는 자신과 큰 아들 명의로 40건의 부동산을 갖고 있었고 국회에 458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박은경 내정자는 495900만원의 재산이 있었다. 주택 4채와 전남 신안군에 있는 토지 5건을 신고했다.
 
특히 지난 1998년 구입한 경기도 김포의 땅이 문제가 됐다. 농지법상 외지인이 소유할 수 없는 '절대농지'였던 것. 신도시 개발 움직임으로 가격이 많이 올라 부동산투기 논란을 불렀다.
 
남주홍 내정자도 3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재력가였다.
 
청문회를 무사통과한 장관들도 강부자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인기 탤런트 출신인 유인촌 장관이 총 140억원이 넘는 재산으로 최고 부자였고 이윤호 장관 573100만원, 김경한 장관 571800만원의 순이고 이영희 장관 등도 3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갖고 있었다.
 
15명의 총 재산은 587억원이 넘고 평균 재산은 약 39억원으로 노무현 '참여정부' 초대 내각의 3배에 달했다.
 
◆"전광우가 대체 누구야?"
 
오죽 했으면 항간에선 MB정부 초대 내각을 '강금실(참여정부 법무부 장관) 내각'이라고 비아냥댔다. '강남의 금싸라기 땅 실소유주'란 뜻이다.
 
장관 내정자들 중 남성 13명 중 5명이 군대에 가지 않은 것도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
 
사실 이런 부자내각 이미지는 그 자신 큰 부자이기도 했던 MB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강만수 전 장관은 취임 초기 언론사 부장단과 가진 오찬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좌파 정권이 10년간 지속되다보니 장관을 시킬 만한 인물을 대학교수 등 재야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후보로 거론된 인물들이 모두 도덕적 결함이 많았다"
 
우파 인물들은 '설마 내가 공직에 나갈 수 있겠냐'며 치부에만 골몰했고, 그나마 논란이 적을 것 같은 인물을 고르고 고른 결과가 강부자 내각이었던 것.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는가. 바로 최고의 인텔리집단인 관료출신을 철저히 배제한 것이었다. 관료들은 평소에 '현미경' 검증을 받고 있어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
 
그러나 MB"관료들은 영혼이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면서, 초기에는 철저히 배제했다. '전 정권 인사'라는 선입견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관료가 영혼이 없다면, 어느 정권 출신인들 무슨 상관이 있을까.
 
당연히 당시 공직사회의 사기는 바닥이었고 '복지부동' 분위기가 팽배했다.
 
장관은 아니지만, 새로 출범한 금융정책 총본산인 금융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전광우 전 우리금융 부회장을 선임한 것도 전혀 뜻밖의 인사였다.
 
그가 금융위원장으로 발표되자 금융위·금융감독원 기자실에선 웅성거리는 소리가 터졌다. "전광우가 대체 누구야?"
 
역시 관료출신 배제의 결과다.
 
차관급인 부위원장에는 이창용(현 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국장) 이화여대 교수가 임명됐다. 그는 키 190cm가 넘는 장신으로 고등학교때까지 배구선수였다. 금융위 체육대회는 그의 '독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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