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미워도 다시 한번" 자체 'OS'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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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미워도 다시 한번" 자체 'OS'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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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車전장사업 영역 확대 '노림수'…"미래 위한 투자"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삼성·LG전자가 낮은 점유율과 실적에도 불구, 자체개발 운영체제(OS)인 '타이젠'과 '웹OS'를 포기하지 않고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모바일 뿐 아니라 스마트홈, 자동차 전장사업 등 신규 먹거리 시장으로 자사 OS 영역을 확대시켜 시너지효과를 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소비자들을 자연스러운 사용환경으로 유도한 뒤, 점유율을 서서히 끌어 올리려는 전략적인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 '점유율 0.1%' 타이젠∙웹OS…오히려 개발 '박차'

25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매출 기준 58.7% 점유율로 1위, 애플 'iOS'는 40.7%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 가운데 타이젠의 점유율은 0.1% 수준으로 집계됐다. 웹OS는 통계에 포함되지 못했다.

타이젠은 지난 2012년부터 삼성전자와 인텔 등 IT기업들이 연합을 이뤄 개발하기 시작한 OS다. 그러나 8월 현재 화웨이, 후지쯔, NTT도코모 등 이사회 기업 10곳 중 6곳이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사실상 삼성전자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웹OS는 본래 휴렛팩커드(HP)가 소유하고 있던 것을 2013년 LG전자가 인수한 경우다. 인수 당시 웹OS의 점유율과 인프라가 미비해 HP에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삼성∙LG전자는 자사 OS에 대한 개발∙지원에 오히려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기반 스마트폰 'Z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오는 29일 신제품 'Z2'를 인도에 출시한다. 이 제품을 통해 삼성전자는 동남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내달 독일에서 열리는 전자제품 박람회 'IFA 2016'에서 소개될 스마트워치 '기어 S3'에도 타이젠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이외에도 TV, 냉장고, 로봇청소기 등 생활가전 제품에도 타이젠을 사용하고 있다.

LG전자도 웹OS의 활용에 적극적이다. LG전자는 주로 스마트TV에 웹OS를 탑재해왔으나 점점 다른 사업부문으로 웹OS의 적용을 늘려나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자사 스마트워치 'G워치 어베인'에 웹OS를 탑재시켰고 국제 안전인증기관 UL로부터 웹OS의 스마트홈 기능을 인증 받기도 했다. LG전자는 IFA 2016에서 웹OS를 탑재한 시그니처 냉장고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모두 모바일 뿐만 아니라 가전기기에도 자사 OS를 적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집안의 모든 장치를 연결해 제어하는 스마트홈으로 영역을 확대시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

또 이들 OS는 양사가 신규 먹거리로 집중하고 있는 자동차 전장사업과도 관계가 밀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임베디드(내장형) OS 개발은 다양한 전기부품들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할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폭스바겐과 스마트홈∙스마트카 연동을 위한 '크로스오버 플랫폼' 연구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의 자동차부품 자회사인 '마그네티마렐리'를 상대로 약 3조40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자체 OS개발, 미래를 위한 포석"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타이젠은 고무적 반응을 얻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생태계 구축에 약한 편"이라며 "타이젠만이 제공할 수 있는 소비자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LG의 OS 개발이 미래를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한양대 한상린 교수는 "스마트홈∙스마트카 산업은 아직까지 시장에 절대 강자가 없다"라며 "삼성∙LG전자로서는 해당 분야에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걸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초기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대한 문제는 기술의 표준이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며 "타이젠과 웹OS가 당장에는 미미한 성과를 보일지라도 양사가 미래를 위한 포석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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