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올 뉴 카니발' 진동·공명음 불만 사계절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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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올 뉴 카니발' 진동·공명음 불만 사계절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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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규의 車톡] 소비자들 직접 '냉동챔버' 대여 확인…개선 없어 '멘붕'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기아자동차가 2년 전 출시한 '올 뉴 카니발'의 '진동·공명음 문제'는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올 초 기아차에서 '3차 개선안'을 내놓으며 무상 애프터서비스(A/S)를 실시했으나 카니발 소유주들은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아우성 입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팀카니발 카페(올뉴카니발 공명음 카페)' 회원들이 최근 자비로 '냉동시설'까지 빌려 개선 여부를 확인한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결함증상이 심해진 것입니다.

카니발 소유주들은 기존 문제도 제대로 해결 못 했다"며 지난 14일 '2017 카니발'을 출시한 기아차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카니발' 문제 해결은 소비자의 몫?

겨울만 되면 진동과 소음이 커지는 올 뉴 카니발의 문제 해결을 위해 차량 소유주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팀카니발 카페 회원들이 올 뉴 카니발의 진동·공명음 문제 해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비까지 털어' 냉동챔버를 대여해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실험에 기아차의 지원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냉동 실험은 지난 10일에서 11일 밤새 진행됐습니다. 회원들이 냉동 실험을 한 이유는 진동·공명음 문제가 날이 풀리면 쥐죽은 듯이 잠잠했다가, 겨울만 되면 심각해지기 때문입니다.

기아차가 제시한 3차 A/S를 받은 차량과 이후 회원들이 추가로 손 본 차량 2대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기온이 영하 5~10℃로 내려가면서 진동 수치가 높게 올랐기 때문이죠. 세 차량 모두가 예외없이 높은 진동 수치를 보였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한 카페 회원은 "3대의 차 중 1대라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했는데"라며 "카페 회원을 비롯한 카니발 소유주들이 이번 겨울에도 대책없이 진동과 공명음에 시달릴까 봐 걱정된다"고 큰 실망을 내비쳤습니다.

▲ 냉동챔버 실험 모습(사진=팀카니발 카페)

2014년 6월 기아차에서 출시한 3세대 올 뉴 카니발은 발매와 동시에 높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국내에 별다른 경쟁 모델 없이 출시 1달 만에 1만대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그해 겨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심각한 진동과 함께 공명음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차량이 떨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죠. 안전 운전 방해는 물론이고 뒷좌석에 탑승한 아이들이 멀미와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했습니다.

고객들의 리콜 요청에도 기아차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카니발 소유주들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올뉴카니발 공명음카페'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회원들의 활동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그제서야 기아차는 진동과 공명음을 해결할 A/S 방안을 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A/S를 받은 바로 다음인 지난 겨울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진동과 공명음이 지속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회원들은 서울 서초구 소재의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리콜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게 됐죠. 시위에도 기아차의 반응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올해 초 이 사건을 언론에서 크게 다루기 시작하면서야 기아차는 다시 A/S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리콜'은 안 됐습니다. 단지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2017년 2월까지 딱 '1년만' 무상 A/S를 실시해 준다는 것입니다.

기아차의 대응은 작년과 다른 게 없었습니다. 고

객들은 그런 모습을 보인 기아차의 A/S를 신뢰할 수 없었습니다. 같은 일의 반복이 뻔해 보였기 때문이죠. 실제 A/S를 받은 일부 소유주들은 더 큰 진동을 호소하기도 했고,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사람들도 다수였습니다.

기아차의 대응에 실망한 사람들은 직접 차량을 개선해보기로 했습니다. 카페명도 팀카니발로 바꾸고 직접 만든 진동과 공명음 개선안을 공유했습니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들을 종종 기아차에 전달도 했습니다.

업체가 해야 될 A/S를 고객이 직접 실행하고 리포트를 전달하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주객전도'의 기막힌 촌극이 벌어진 것입니다.

진동·공명음 문제와 관련해 기아차 관계자는 "디젤차들은 기본적으로 진동이 커서 사람에 따라 민감한 경우가 있고, 모든 카니발 차량이 진동이 심하지는 않다"며 "문제가 있는 차량은 A/S를 통해 해결할 수 있으며 2017 카니발은 기존의 문제점을 개선한 차량"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팀카니발 카페 부매니저는 "2017카니발과 다른 개선 차량을 추가로 실험해서 결과를 기아차에 전달할 예정이다"며 "시위 같은 폭력적인 방법이 아닌, 우리가 노력해서 준비한 개선안을 기아차가 긍정적으로 들어주기를 부탁한다"며 말했습니다.

덧붙여 "이번 실험 결과 대로면 올겨울도 진동과 공명음에 고통을 받을 게 당연하다"며 "겨울이 되기 전에 기아차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습니다.

◆ "차체 결함은 기업이 해결해야"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카니발의 진동과 공명음 문제는 안전 사항 결함이 아니라 강제 리콜은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동차 판매 시장은 선진국 수준인데 A/S는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동차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결함이 있는 제품을 그대로 타게 하거나 수리 비용 부담을 소비자 몫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은 자체 결함을 바르게 인지하고, 소비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게 A/S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운전자나 동승자가 차량 결함으로 신체적인 피해를 호소하는 데, 안전 사항 결함이 아니라는 이유로 리콜 대상이 안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정부의 리콜 가이드라인이 '신체적 피해'에 대해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수입차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요즘, 작은 듯 작지 않아 보이는 품질 논란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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