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공매도 물량 '우르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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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공매도 물량 '우르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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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부진 우려에 주가하락 베팅…관건은 마케팅비 효율화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LG전자 주식의 공매도 물량이 급증하면서 주가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했지만 부진한 휴대전화 사업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진 못한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LG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달 29일부터 공매도 비중이 급격히 확대됐다.

18일까지 12거래일 동안 LG전자가 기록한 공매도 비중 평균은 29.13%에 달한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 28일까지의 평균치인 15.01%와 최근 1년 평균인 13.15%와 비교하면 2배 가량 큰 수치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서 롯데정밀화학(31.11%)과 아이에스동서(30.21%)에 이어 3번째로 큰 비중이다.

이 기간 거래된 LG전자 주식 1156만6441주 가운데 341만2779주가 공매도로 거래됐다.

공매도가 늘어났다는 건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서 팔고 2~3일 뒤 주식을 매수해 빌린 주식을 갚는 형태로 이뤄진다. 주가가 떨어져야 차익을 챙길 수 있으니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셈이다.

실제 LG전자 주가는 이 기간 5만8200원에서 5만3900원으로 4300원(7.39%) 낮아졌다.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부의 부진이 주범으로 지목된다.

LG전자는 1분기 시장 기대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다. 회사 측은 지난달 28일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13조3621억원, 영업이익은 75% 증가한 505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MC사업부는 2022억원 적자를 냈다.

스마트폰 신제품인 'G5'가 수율(총 생산량 대비 정상제품 비율) 이슈로 원활히 공급되지 못한 점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는 수년째 쪼그라들고 있다.

LG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4년 4.3%에서 작년 3.1%로 하락하더니 올해 1분기 2.7%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선 향후 LG전자 MC사업부의 흑자전환을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갤럭시S7'이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중화권 경쟁사의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가 임박해 있어 마케팅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흑자 전환의 관건은 마케팅비용의 효율화다. 다만 소폭 흑자전환이 이뤄지더라도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SK증권 박형우 연구원은 "MC사업부는 과거 모델들의 출하량이 감소하고 G5 관련 마케팅 비용이 선행 집행되면서 수익성이 지속 악화됐다"며 "중화권 경쟁사들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을 고려할 때 2분기 흑자전환을 확신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스마트폰 수요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흑자전환을 위해선 마케팅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필요가 있다"며 "흑자와 적자를 지속 반복하고 있는 MC사업부가 소폭 흑자로 돌아서도 주가를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MC사업부의 대형 적자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영업이익을 높이 평가한다.

MC사업부 적자를 상쇄할 정도로 HE(TV)사업부와 H&A(가전, 에어컨)사업부의 역량이 뛰어나다는 풀이다. 올해 1분기 HE사업부는 8%, H&A사업부는 10%의 영업이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2분기는 에어컨을 비롯해 가전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인 만큼, 성수기 효과가 기대된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연구원은 "MC사업부가 큰 적자를 냈음에도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좋은 1분기 실적을 달성했다"며 "HE사업부와 H&A사업부 이익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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