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벤츠코리아 '삼류'로 전락했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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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벤츠코리아 '삼류'로 전락했지 말입니다
  • 이해선 기자 lhs@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4월 01일 0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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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해선 기자] 세계적으로 '벤츠'는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속된 말로 'X차 가면 벤츠 온다'라는 표현도 있듯 벤츠는 그 자체로 '무결점', '완벽'을 대체하는 단어로 통용된다.

또 그 브랜드력이나 상당한 가격대에 미뤄 일정 정도 사회적 지위나 부를 짐작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진다는 데도 이견을 제기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선에서 접하는 벤츠코리아의 '민낯'은 '삼류'라는 표현도 아까울 정도다.

최근 걸려온 한 통의 제보 전화에 브랜드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비단 기자만 느끼는 실망감 일까.

이번 제보는 수입차 과잉 수리 의혹에 관련된 것이었던 만큼 완전히 새로운 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제보자가 건넨 녹취록은 들을수록 충격적이었다.

공식 서비스센터가 나서서 정비 내역을 조작하고 "내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는 말을 내뱉는 통화 내용을 직접 듣지 않았다면 아마 제보자를 '블랙 컨슈머'로 오해했을 지 모른다. (벤츠코리아, 서류 조작 '과잉정비' 덜미 잡혔다 기사 참조)

제보 내용 만으로도 놀라웠지만, 취재를 진행하며 접한 벤츠코리아의 대응은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사실 확인 후 1시간 내 연락을 주겠다던 본사 담당자는 기자가 아닌 제보자에게 연락을 취해 회유를 시도했다.

소비자의 수 차례의 요청과 항의에는 몇 주간 대답도 없던 본사측에서 언론 보도와 동시에 부랴부랴 연락을 취하는 모습은 실소를 짓게 만들기 충분했다.

벤츠코리아의 이런 '저렴한' 소비자 대응 매뉴얼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골프채 사건의 취재 당시도 같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심각한 결함에 항의하는 소비자에게 '모르쇠'로 일관하며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 결국 성난 마음에 골프채까지 들게 했던 벤츠코리아는 언론 보도와 함께 신차 교환을 조건으로 소비자의 언론 접촉을 막았다.

이번 경우는 기업의 도덕성을 의심케 하는 사건인 만큼, 벤츠코리아에 대한 실망은 더욱 크다.

최고의 브랜드임을 내세우며 벤츠 고객 역시 최고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던 브랜드 철학은 빛이 바랬다.

벤츠코리아가 말하는 최고의 서비스가 정비 이력 조작이라는 자신들의 '불법' 행위에 동조해 '사기 공범'이 되자는 것인지 묻고 싶을 지경이다.

더욱이 이번 사건이 발생한 벤츠 죽전서비스센터는 올해 초 확장 이전하며 국내 벤츠정비점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던 곳이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Dimitris Psillakis) 벤츠코리아 대표가 올해 초 직접 사업확대 계획을 밝힌 바 있는 인증 중고차 전시관 '스타클래스'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곳의 센터장은 정비 이력을 조작하고도 어떤 전문가도 그 사실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죽전센터와 함께 운영되는 스타클래스의 차량에 대한 신뢰가 생길 리 만무하다.

벤츠코리아는 여전히 제보자를 회유중이다.

기사 보도 후 "신속한 처리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반영해 달라던 벤츠코리아는 제보자에게 만남을 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 역시 골프채 사건과 같이 보상을 통해 제보자의 입을 막을 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벤츠 브랜드 자체에 신뢰를 잃었다는 제보자만큼 기자 역시 벤츠코리아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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