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이해선 기자] #. 지난해 말 눈길 사고로 벤츠 'CLS 250' 차량을 경기도 용인시 죽전 공식 서비스센터에 입고한 이모 씨는 약속된 차량출고일을 앞두고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판금도색' 수리를 하기로 한 애초 계획과 달리 자신의 동의 없이 관련 부품을 교체했다는 것. 전체 수리 견적은 입고 시 산출됐던 가상견적 대비 약 1000만원 가량 올라 있었다.
전후 사정을 따져 묻는 이씨에게 센터 측은 서류조작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공식 중고차 사업부인 '스타클래스'로 입고될 경우 중고차 가격을 일정 정도 보장해 주겠다는 달콤한 제안도 했다.
◆ 판금처리 한다더니 동의도 없이 교체
벤츠코리아(대표 드미트리스 실라키스) 공식 서비스센터가 과잉수리에 이어 정비이력까지 조작하는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일고 있다.
28일 제보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연말 벤츠 CLS250 차량을 운전하던 중 눈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2014년 6월 자동차 리스를 통해 출고한 해당 차량은 앞 범퍼와 휀다, 앞 문, 타이어 등이 일부 파손됐다. 그는 사고 직후 차량을 구매했던 딜러를 통해 죽전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했다.
중고차로 되팔 때 가격하락을 우려했던 이 씨는 판금도색 처리를 요구했다. 주거지 인근 카센터등지에서 문의한 결과 교체 사안이 아니라는 조언을 누차 들었던 까닭에서다.
공식센터 측 역시 판금 처리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던 터라 이 씨는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았다. 이때 산출됐던 가상 견적은 2400만원이었다.
하지만 차량 출고 예정일을 몇 일 앞두고 이 씨는 죽전센터에서 차량의 휀다를 교체했으며, 수리 견적이 3300만원 가량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교체 없이 수리 가능하다던 차량을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교체처리해 버린 것이다.
전후 사정을 묻는 이 씨를 상대로 죽전 서비스센터 센터장 A씨는 '착오로 인한 교체 처리'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 씨에게 교체 수리한 정비이력을 판금도색 처리로 바꿔주겠다는, 즉 '서류조작' 제안을 했다.
여기에 벤츠코리아에서 운영하는 중고사업부 스타클래스로 차량을 입고하면 휀다 교체 사실을 모르게 할 뿐 아니라, 가격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신경쓰겠다는 제안까지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중고차 사고 이력 검사를 하는 것이 우리(공식 서비스센터)"라며 "(부품) 교체 사실을 아는 것도 우리뿐이니 교체사실은 모르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험사로 들어가는 서류까지 모두 처리(조작)했으니, 중고차 감가상각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식 센터에서 판금 수리를 했다는 인증을 한 만큼,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교체사실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판금처리를 하더라도 볼트를 빼고 다시 도색작업을 하기 때문에, 중고차 전문가가 보더라도 교체 사실은 절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씨에게 '사기 공범'을 제안했다는 얘기다.

◆ 견적서만 3차례, 총액은 모두 '제각각'
실제 센터 측은 교체 수리가 명시된 첫 번째 수리견적서에 이어 판금 도색으로 수리한 것으로 '조작'된 새로운 견적서를 보내왔다.
하지만 견적서 세부내역의 금액 마저 신뢰하긴 어려웠다.
세부 공임 가격의 경우 일반 소비자가 알기 어렵다 하더라도 타이어의 가격조차 모두 제각각 이라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
이 씨의 차량은 앞 뒤 바퀴의 사이즈가 달라 그에 따른 가격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앞 바퀴 2개와 뒷 바퀴 2개의 가격은 각각 같아야 한다. 하지만 견적서 내 타이어 교체 비용은 4개가 모두 달랐다.
센터측은 견적서를 다시 보내왔고 그 견적서에는 타이어 가격이 아예 빠져있었다.
결국 이 씨는 센터로부터 총 3차례의 견적서를 받았다. 3차례 모두 정비 총액은 각각 달랐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 다음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