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LG생건 화장품업계 女風 거세진다
상태바
아모레·LG생건 화장품업계 女風 거세진다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11월 30일 07시 50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초 여성 부사장-평사원 출신 여성 CEO…"유리천장 붕괴 가속화"
   
▲ LG그룹 최초 공채 출신 여성 부사장이 된 LG생활건강 이정애 신임 부사장(좌)과 평사원 출신으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한국P&G 신임 김주연 사장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그룹 최초 여성 부사장, 평사원 출신 여성 최고경영자(CEO) 등 국내 화장품 업계에 여풍(女風)이 세차다. 

'여권 신장'이라는 대세에 더해 화장품 산업 특성상 다양화되고 세분화된 여성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한 '눈높이 인사'라는 분석이다.

◆ LG그룹 최초 여성 부사장, LG생건에서 탄생

29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2명 등을 포함한 내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정애 신임 부사장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선발된 이 신임 부사장은 'LG그룹 최초의 공채 출신 여성 부사장'이라는 이력으로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2011년 생활용품사업부장으로 선임된 이후 어려운 사업환경 속에서도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생활용품 시장 1등 지위를 확고히 한 성과를 높이 평가 받았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또 LG생건은 이번 인사에서 조직개편과 동시에 임원진 연령도 대폭 낮췄다.

화장품 사업 조직은 '프리미엄 화장품'과 '럭셔리 화장품' 부문으로, 생활용품 사업은 '퍼스널 케어'와 '홈 케어'로 세분화했다. 음료 사업을 포함, 총 5개 사업부 체계로 운영된다.

프리미엄 화장품 사업부장에 배정태 부사장, 럭셔리 화장품에는 이정애 신임 부사장, 퍼스널 케어 사업부장 최연희 상무, 홈 케어 사업부장에 이재선 신임 상무, 음료 사업부장에 이형석 상무가 각각 선임됐다.

이번 인사로 사업부장의 평균 연령은 55세에서 49세로 내려갔다. 특히 신임 사업부장의 평균 연령은 46세로 낮아졌다. '젊은 조직'으로의 변화를 예고한 셈이다.

LG생건 관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시장을 선도하는 관점에서 과감한 도전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고 디테일한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인재를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P&G도 평사원 출신 여자 CEO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P&G는 지난 2012년 평사원 출신인 이수경 사장을 신임 대표로 발령 냈었다. 이 사장은 1994년 한국 P&G에 사원으로 입사해 최초로 사장까지 오른 첫 여성 CEO로 당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이어 한국P&G는 지난달 김주연 P&G 아시아 태평양 지역 베이비 케어 부문 전무를 내년 1월1일자로 한국P&G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주연 신임 사장 역시 1995년 한국P&G 소비자시장전략본부(CMK)에 사원으로 입사, 평범한 출발을 했다.

이후 SK-II, 오랄비, 질레트, 페브리즈, 팬틴, 헤드앤숄더, 위스퍼 등 다양한 브랜드를 두루 거치며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특히 김 신임 사장은 SK-II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소개하고 브랜드의 성장을 견인하면서 한국P&G의 프리미엄 뷰티 비즈니스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여성 소비자 중심 화장품 산업 여성 역할 중요"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말 인사이동을 통해 계열사 최초 여성 대표 2명을 배출했다. 에스쁘아 대표이사에 이지연 사업부장을, 에뛰드 대표이사에 권금주 전무를 각각 발탁해 계열사에 대한 전권을 넘겼다.

업계는 여권신장에 따른 '유리천장' 붕괴가 화장품이라는 산업 특수성과 만나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여성의 지위 향상에 따라 자연스러운 현상인데다, 특히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유지되는 산업인 만큼 여성 리더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대기업으로부터 부는 '여풍'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진단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