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신세계 아웃도어 '이탈'…'애슬레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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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신세계 아웃도어 '이탈'…'애슬레저' 뜬다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11월 20일 0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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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하위권 브랜드 속속 시장서 '고별'…"포괄적 스포츠웨어 각광"
▲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입∙전개하던 프랑스 아웃도어브랜드 살로몬의 철수를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스포츠웨어 '애슬레저' 시장이 아웃도어 시장을 대체할 것" (아웃도어업계 관계자)

국내 아웃도어 업계가 '애슬레저' 시장으로 바르게 재편되고 있다. 애슬레저는 '애슬레틱'(운동경기)과 '레저'(여가)의 합성어로 요가·조깅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스포츠를 통칭한다.

아웃도어시장 과포화 상태가 장기화 되면서 휠라코리아, 신세계인터내셔날, 밀레 등 기존 업체들이 사업을 접거나 재편하는 쪽으로 방향타를 돌리고 있다. 매출액 만회가 포석이다.

애슬레저 중심의 의류와 장비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배경이다.

◆ 휠라·금강·신세계 아웃도어 발 빼

1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시장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연간 30%를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013년을 기점으로 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7조1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성장하는데 그쳤다. 거침없이 사업을 확장해 나가던 브랜드들이 정리 수순에 들어간 배경이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9월 브랜드 재정비 과정에서 가장 먼저 아웃도어 사업을 정리했다. 스포츠 부문과 중첩되는 부분이 많은데다 시장 성장성을 낮게 판단해서다.

불투명한 사업 전망에 따른 추가 손실 방지를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비슷한 시기 금강제화 역시 노르웨이 아웃도어 브랜드 헨리한센의 국내 판권에서 5년 만에 손을 뗐다.

대기업의 입김도 꺼져가는 아웃도어 인기를 되살리지 못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살로몬의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신세계 측은 브랜드 운영을 중단하는 방안을 프랑스 본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협의가 끝나지 않은 관계로 확정된 것은 없다는 게 업체 측 입장이지만 업계는 사실상 살로몬이 시장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3년 레드페이스가 갖고 있던 살로몬 국내 판권을 인수한 신세계인터는 2020년까지 살로몬을 국내 10대 아웃도어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연매출 3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실적과 아웃도어 시장 전반의 침체에 따라 결국 브랜드 성장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에서 '아웃도어 냄새'를 빼려는 작업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아웃도어로서의 정통성과 역사가 뚜렷한 메인브랜드 대신 세컨브랜드가 주 타깃이다.

밀레는 세컨브랜드 '엠리밋'을 내년부터 스포츠 브랜드로 전격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피트니스, 요가, 러닝, 하이킹, 워터스포츠 등 분야를 넓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애슬레저 시장이 새롭게 각광받는 데 따른 생존 타진이다.

실제 애슬레저 시장은 지난해 4000억원 규모로 국내 스포츠 의류 시장의 8%를 점하는데 그쳤으나 2018년에는 2조원규모로 성장,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랙야크도 '마모트'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모시키고 있다.

◆ "빠른 팽창 빠른 추락…애슬레저가 뜰 것"

도심과 일상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뮤직비디오 형식의 이색 광고를 공개했다. 아웃도어 광고의 '공식'과도 같은 산악 대신 도시를 배경으로 선택해 친숙함을 더했다.

앞서 지난 여름에는 해양레포츠 브랜드 '미스트랄'과 협업을 통해 래쉬가드 27종을 내놓기도 했다. 아웃도어부터 해양레포츠까지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로 소비자 구매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난립하던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솎아지는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아웃도어 장르는 지나친 포화상태에 있다"며 "급격히 팽창한 만큼 추락도 빠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가파른 성장세만 믿고서 앞뒤 재지 않고 우후죽순 시장에 뛰어든 브랜드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도태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일상과 스포츠의 개념이 무너지면서 아웃도어 보다 더 포괄적인 장르인 스포츠 웨어가 각광받고 있다"면서 "아웃도어가 떠난 자리를 애슬레저가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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