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마시멜로' 실종 스마트폰 소비자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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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마시멜로' 실종 스마트폰 소비자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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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기기 OS 업데이트 소홀 '홀대'…"제조·이통사 적극 나서야"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갤럭시 노트3를 작년 12월 구매한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황당한 소식을 접했다.

기기를 바꾼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임에도 새로운 운영체제(OS)인 '마시멜로' 업데이트를 못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김 씨는 단통법으로 인해 스마트폰 가격이 급등하자 상대적으로 보조금이 많이 지급되는 갤럭시 노트3를 선택했다. 합리적 선택이란 판단이 화근으로 작용한 셈이다.

김 씨는 "오래된 중고제품을 산 것도 아닌데 별다른 기준 없이 갑자기 지원이 끊기는 것은 너무한 일"이라며 "사용하는데 기능상의 문제가 없을뿐더러 성능도 나쁘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 '넥서스 5'는 되는데 '갤럭시S4'는 안 된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삼성∙LG전자 등 '구형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불평이 최근 폭주하고 있다. 최신 OS인 '마시멜로'를 설치할 수 없다는 게 골자다.

지난달 6일 구글은 스마트폰 새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를 공개했다.

마시멜로는 사용자가 앱에게 부여하는 권한을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장시간 기기가 사용되지 않을 경우 비활성화 시키는 '도즈' 기능도 추가되는 등 기능개선이 이뤄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마시멜로 업데이트 개발에 착수한 스마트폰은 갤럭시S5, 갤럭시S6, 갤럭시노트5, G3, G4 등 대부분 2014년 이후 발매된 제품들로 파악됐다. 그 이전에 출시된 모델의 경우 해당사항이 없다. 하루 아침에 일부 기능이 제한되는 '구형'으로 전락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있는 OS 업데이트 가능 여부와 관련한 제조사의 기준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마시멜로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는 구글 '넥서스 5'의 경우 2013년에 발매된 제품이다. 출시 당시에도 보급형 성능의 제품으로 평가됐다.

삼성전자 '갤럭시 S4 LTE+'와 LG전자 'G2' 등이 이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제품들이지만 OS 지원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OS 계열의 스마트폰을 제작∙판매하는 여러 사업자 간의 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다"며 "각 제조사들은 구글이 내놓은 기준을 기반으로 각자 자사 기기에 맞는 전용 OS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 과정에는 이동통신사도 개입을 하게 되며 보통 1개의 업데이트당 최소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개발이 복잡한 만큼 구형이거나 판매량이 낮은 모델들의 업데이트에는 제조사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 "제조사와 이통사가 업데이트에 더 신경써야 할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마시멜로 업데이트 지원기기에 대해서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자세한 사항은 향후 공지를 통해 알릴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구형 스마트폰 보안에 초점을 맞춘 제조사들의 추가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김승주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은 아이폰에 비해 해킹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들이 제때 업데이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말기 제조업체, 이동통신사에서 이러한 보안 업데이트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처럼 기기 종류가 파편화 되고 여러 버전이 공존하는 시장에서는 필수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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