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소비자 불매운동' 무서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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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소비자 불매운동' 무서웠나
  • 이호영 기자 eeso47@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8월 12일 0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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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압박 '울며 겨자 먹기'…'지주사 전환' 순환출자 해소 7조원 마련 어떻게?
   
 

[컨슈머타임스 이호영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11일 대국민 사과를 놓고 이제 막 불붙은 소비자 불매운동을 초기 진화하기 위한 '액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지배구조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수술'도 예고되고 있는 만큼 불가피한 특단의 조치였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반(反) 롯데' 여론을 잠재움과 동시에 경영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포석이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적 정서는 여전히 곱지 않은 상태라 당분간 난항이 예상된다.

◆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순환출자 해소 주력"

신동빈 회장은 이날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롯데가 한국기업이냐는 국민적 의구심을 의식한 대응으로 읽힌다.

한국 롯데가 10분의 1 규모에 불과한 일본 롯데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 아울러 신동주∙동빈 형제의 일본어 사용이 '반 롯데' 정서에 불을 당겼다. 온오프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는 '불매운동'이 이를 방증한다.

신동빈 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설립된 한국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께서 일본에서 번 수익을 고국에 투자하겠다는 일념으로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며 "한국에서의 수익은 지속적으로 한국 롯데에 재투자했고 직원수나 매출규모에서 일본 롯데와 비교할 수 없이 한국 5대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재차 밝혔다.

국민적 의혹의 또 다른 축이었던 롯데호텔의 주요 주주이자 한∙일 롯데의 지배고리인 L투자회사에 대해서는 "롯데호텔에 투자했던 일본 계열 기업들이 사업 부문과 투자 부문으로 나뉘었는데 바로 투자 부문 법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으로의 국부 유출과 관련해서도 "롯데호텔은 국부를 일본에 유출시킨 창구가 아니라 일본 롯데 회사들이 국내 투자하는 투자 창구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2005년 돼서야 배당을 시작한 롯데호텔을 비롯해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일본 롯데 배당금은 한국 롯데 전체 영업익의 1.1%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롯데=한국기업' 공식을 각인하는데 신동빈 회장이 상당시간을 할애한 흔적들이다.

◆ "개혁안, 실질적인 롯데 지배구조 개선엔 의미 적어"

신동빈 회장은 이 같은 국민적 의구심 해소를 위해 지주사 전환을 통한 순환출자 해소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문제는 7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재원 확보가 여의치 않은 데다 신동빈 회장 스스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롯데그룹 순수익의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로 연구개발과 신규채용 같은 그룹의 투자활동 위축이 우려 된다"는 신동빈 회장의 언급이 이를 뒷받침 한다. '울며 겨자 먹기식' 급조된 개선안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롯데호텔 상장이나 지주사 전환 등의 내용들이 의미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비등한 여론에 급조된 느낌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왜 굳이 이 시점에서 롯데호텔 상장 등을 발표했는지 의문"이라며 "상장이나 L투자사 설명은 롯데호텔 대주주가 일본이라는 국적 논란 등 돌린 민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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