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신원그룹 '급제동'…'여성복 명가' 찢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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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신원그룹 '급제동'…'여성복 명가' 찢기나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7월 02일 0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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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철 회장 조세포탈·횡령·배임…"검찰 조사 성실히 임할 것"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신원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박성철 회장이 탈세·배임 등 각종 혐의에 짙게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회삿돈을 횡령한 흔적도 발견됐다. 굳건한 신앙심으로 포장돼있던 '민낯'에 여론은 등을 돌리고 있다.

최근 매출 상승세를 타며 재도약 반석을 세우는 듯 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 檢, 신원그룹 본사·회장 자택 압수수색

1일 패션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의 탈세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신원그룹 본사와 박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국세청이 고발한 탈세 혐의 외에도 횡령 배임 혐의를 새롭게 포착해 '기업 비리' 사건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상태다.

박 회장은 올해 초 세무조사 결과, 2003년 신원그룹 워크아웃을 마친 뒤 가족∙지인 명의로 지주회사 ㈜신원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을 되찾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내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국세청은 지분을 증여 받은 박 회장의 부인 등에게 19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박 회장은 1999년 ㈜신원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보유 지분을 모두 포기했으나 2003년 워크아웃 졸업 후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박 회장의 부인이 ㈜신원의 1대 주주이자 광고대행사인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의 최대 주주(26.6%)여서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박 회장의 세 아들도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 지분을 1%씩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이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신원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등을 포탈한 혐의가 드러난 것. 검찰은 박 회장이 종합소득세∙증여세 등 10억여원을 탈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자금 추적 과정에서 박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금계산서와 재무 서류를 확보한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한 뒤 박 회장의 정·관계 로비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다.

2000년대 초 워크아웃을 무사히 졸업하고 재도약 의지를 다지며 점차 상승기류를 타던 신원그룹으로서는 뼈아픈 사건이다.

신원은 최근 몇 년간 5000억원대에서 머물고 있던 매출을 지난해 60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2012년 6억원, 2013년 83억원이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150억원대로 증가, 고무적인 상황이었다.

지난달 30일에는 중국 진잉그룹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한∙중 합작 남성 SPA 브랜드 출시 소식을 알려오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 "조사에 성실히 임해…결과 기다리겠다"

5년 내 중국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설 거라는 등 장밋빛 전망도 더해졌다. 더불어 국내 본사 체질개선에도 나선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오너일가의 부도덕 측면이 전면에 부각되면서 소비자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특히 그간 박성철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믿음의 경영철학', '사랑의 기업문화'를 강조해왔으며 회사명 신원(信元) 역시 '최고의 믿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경영자로서도 종교인으로서도 흠결이 생긴 셈이다.

신원그룹 관계자는 "성실히 검찰 조사에 임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회사 측은 지난 4월 박성철 회장의 탈세 혐의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 "개인의 세금 문제"라며 선을 그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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