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제한폭 확대? '대박' 꿈꾸다 '쪽박'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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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제한폭 확대? '대박' 꿈꾸다 '쪽박' 찬다
  • 이화연 김수정 기자 crystal@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5월 20일 0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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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5일부터 ±15%→±30%…"시장 역동성" vs "손실 커질 수"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김수정 기자] 증시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이 임박한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대감과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다.

거래 역동성 제고, 건전투자문화 확산으로 모아지는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시장 혼란, 투자자 피해, 중소형주 가격 급락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물론 투자업계도 향후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내달 15일부터 가격제한폭 30%로 확대

한국거래소는 19일 현행 15%인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을 30%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관련세칙을 개정했다. 잠정 결정 상태였던 시행일자를 내달 15일로 확정했다.

거래소는 그 동안 가격제한폭 확대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금융투자시장의 현수준에 맞춰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작년 8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에서 투자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가격제한폭 확대 방침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가 수정된 규정을 승인, 이날 거래소가 관련 세칙을 개정했다.

유가시장 기준 17년만의 가격제한폭 변화에 시장에선 △투기적 매매 증가 △시장 변동성 확대 △투자자 이탈 △지수하락 등에 대한 걱정스런 목소리가 새나왔다.

'가짜 백수오'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내츄럴엔도텍 유사 사례 발생시 피해 규모가 대폭 커질 수 있다는 것. 내츄럴엔도텍 주가가 9만원에서 9000원대로 내려오기까지 1개월이 걸렸는데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이 기간이 더 짧아진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가 쏠리면서 중소형주 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소는 '기우'라는 입장이다.

주가가 제한폭에 근접할수록 자석처럼 투자자를 유인해 변동성이 확대되는 현상인 '자석효과'와 상·하한가 형성 익일 주가가 과민하게 변동한 후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는 현상인 '주가과잉반응'으로 인한 비합리적 가격변동이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합리적 가격변동성을 악용한 '상한가 굳히기'와 '하한가 풀기' 등의 불공정거래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는 인위적으로 상한가를 형성해 투자자 기대심리를 높인 뒤 익일 주가가 오르면 매수했던 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후자는 하한가 종목 주식보유자가 하한가에서 벗어난 뒤 허위 호재성 자료 유포 등으로 투자자를 유인해 보유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가격제한폭은 확대되지만 불공정 거래와 투기적 거래가 줄고 신중한 투자 문화가 확산되면서 시장 변동성은 오히려 줄어든다는 것.

거래소 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가격제한폭이 12%였던 기간의 '일별 주가변동성'과 '상∙하한가 비중'은 유가시장 기준 각각 2.65%, 12%였다. 가격제한폭이 15%로 확대되자 비중은 2.27%, 8.2%로 줄었다.

주가급변 상황에 대응할 장치도 제시했다. 2009년 가동하기 시작한 '동적 변동성완화장치(VI)'에 '정적 VI'를 추가, 증권시장과 파생시장 전체를 아울러 안정화하는 '서킷브레이커'(CB, 거래일시정지)를 3구간으로 세분화해 운영한다.

◆ "우량주 선호∙공격적투자 가능성"

한국거래소 김원대 부이사장(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누적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가격제한폭이 상승하면 오히려 시장 변동성이 낮아졌다"며 "가격제한폭을 정해두면서 동적VI와 정적VI를 모두 갖춘 시장만 따져도 한국이 유일한데 여기에다 세분화된 CB까지 더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단기적인 거래정체가 빚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역동성이 커지고 개인투자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시행 후 1개월간은 시장을 집중감시하면서 가격제한폭 확대로 인한 불공정거래 발생을 억제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겠다"고 덧붙였다.

LIG투자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내츄럴엔도텍은 주가가 9분의 1까지 폭락한 상황으로 (가격제한폭확대 시행 후)이런 종목에 잘못 투자했다간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앞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위험성을 수반한 종목에 대한 접근을 자제하게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은 심리에 의해 움직이는 종목보다 어느 정도 시장에서 인정받은 우량한 종목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은 실적 수반 종목으로 쏠리는 반면 투기성향 투자자는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투자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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