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부품값 숨기기 '꼼수' 소비자-정부 '동시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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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부품값 숨기기 '꼼수' 소비자-정부 '동시우롱'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1월 26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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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 홈페이지 개편 '가격공개' 정면 비교…"내년 초 개선 예정"
   
   
▲ BMW(위)와 벤츠(아래)의 부품값 공개 페이지. BMW가 한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벤츠는 영문으로만 부품명을 확인할 수 있다.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대표 브리타 제에거)가 부품가격을 공개하도록 한 정부의 방침을 비웃듯 실행에 미온적이어서 소비자들의 힐난을 사고 있다.

경쟁사 BMW코리아(대표 김효준)가 홈페이지 전면 개편을 통한 가격공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태라 정면으로 대조되고 있다.

◆ 수입차 부품값 공개 '비난 여론'…벤츠 '굼뜬 움직임'

25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자기인증 요령에 관한 규정'을 개정·시행했다.

업체들이 판매한 차량의 부품 가격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공개하도록 한 것이 핵심 내용이다. 투명한 가격 정보 공유를 통해 수리비 거품을 빼겠다는 게 도입 취지다.

효과는 미미했다. 법망을 교묘하게 피한 '꼼수'가 곳곳에서 자행됐던 탓이다.

BMW와 벤츠 등 대다수 수입차 업체들은 가격 정보를 영문으로만 제공, 소비자 혼란만 가중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 정보 조회 메뉴를 찾아보기 힘들도록 홈페이지를 구성한 사례도 빈번했다.

'실효성 논란'이 일었음은 물론이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수입차가 부품 가격 공개는 했지만 소비자가 검색하기 어렵게 시늉만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부품 가격과 관련 연내 정밀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BMW코리아는 직후 개선움직임에 속도를 높였다.

그 결과 지난 24일 관련 웹사이트 전면 개편이 마무리 됐다. 부품명을 한글로 조회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소비자 이해를 돕기 위한 도해도(카탈로그) 조회 기능이 추가돼 그림을 통한 검색도 가능하다.

부품값 공개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 홈페이지 개선에 일찌감치 나섰다는 후문이다.

벤츠코리아는 '그러거나 말거나' 식 '느림보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벤츠의 부품 가격 공개 홈페이지에는 제품명이 영문으로만 표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회 방식을 비롯한 대부분의 구성도 지난 8월과 비교해 크게 바뀌지 않았다. 홈페이지 개선 의지가 크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이는 대목이다.

부품명 한글화·그룹화 같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나마도 내년쯤이나 돼야 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문제 인식…개선작업 진행 중"

BMW와 벤츠는 올해 수입차 판매량 1위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1~10월 판매량이 각각 3만3617대와 3만107대로 호각세다.

국내 수입차 '선두 업체' 입지에 걸맞는 수준의 소비자들을 위한 부품가격공개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8월과 비교해 현재 크게 바뀐 것은 없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홈페이지 개선작업을 하고 있다"며 "부품명을 한글로 제공하는 서비스와 그룹별로 묶는 기능을 개발해 내년 초쯤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부품값 공개 과정이) 본사와의 협의 등을 거쳐 진행되는 만큼 발빠르게 움직여야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며 "점진적으로 홈페이지를 개편해온 BMW·아우디 등과 달리 벤츠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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