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질임금 증가율 1.8%…2년3개월만에 최저
상태바
1분기 실질임금 증가율 1.8%…2년3개월만에 최저
  • 김일권 기자 ilkwon@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6월 26일 09시 24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 김일권 기자] 물가 오름폭을 반영한 실질임금 상승률이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실질임금이 정체하면 가계소득 증가율도 둔화하면서 내수 회복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26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월 평균 299만4043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의 294만2146만원보다 5만1897원(1.8%)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실질임금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2011년 4분기(-2.4%) 이후 9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명목임금 상승률에서 물가 상승률을 빼서 계산한다. 실질임금 상승률이 둔화했다는 것은 임금으로 생활하는 이들의 형편이 크게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질임금 증가율은 작년 2분기 3.4%를 나타낸 이후 3분기 2.5%, 4분기 2.1%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 1%대까지 떨어졌다.

명목임금 상승률 또한 1분기 2.9%로 2011년 4분기(1.5%) 이후 가장 낮았다. 이 기간 명목임금은 325만6321원이었다.

지난해 전체 근로자 임금 상승률이 명목으로 3.9%, 실질로 2.5% 상승한 데 비해 눈에 띄게 둔화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올해 실질임금 증가율이 1%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질임금 상승률이 정체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집계 결과 1997∼2002년 19.4%, 2002∼2007년 17.6%의 증가율을 보인 실질임금은 2007∼2012년 2.3% 줄었다.

2008년 -0.2%로 떨어진 실질임금 증가율은 2009년 -0.1%, 2010년 3.7%, 2011년 -2.9%, 2012년 3.1%를 나타냈다. 작년 상승률은 2.5%였다.

최근에는 대기업 정규직과 임시직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 격차마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근로자 명목임금 상승률은 3.6%로 2012년보다 0.1%포인트 증가한 데 비해 나머지 사업체는 임금 상승률이 대부분 둔화했다.

100∼299인 사업체의 명목임금 상승률은 전년보다 3.8%포인트 감소했고, 30∼99인은 3.2%포인트, 10∼29인은 2.0%포인트, 5∼9인은 0.9%포인트 각각 줄었다.

올해도 임시직 근로자의 실질임금과 명목임금 상승률이 상용직보다 더 큰 폭으로 둔화했다.

올해 1분기 임시직 근로자 실질임금은 130만2376원으로 작년 동기의 128만616원보다 1.7% 올랐다. 증가 폭이 2010년 4분기(-7.3%)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다. 명목임금으로는 1분기에 상용직이 2.9%, 임시직이 2.8% 올랐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저축을 급격하게 늘리고 생산·투자를 하지 않아 근로자 임금과 가계소득이 정체되는 데 일부 영향을 줬다"며 "경제 역동성을 회복하려면 임금을 생산성에 맞게 증가시켜 기업부문에 쌓인 돈을 가계로 흘러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