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차 값 1000만원 내리고도 '욕' 먹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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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차 값 1000만원 내리고도 '욕' 먹는 이유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7월 09일 0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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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새 1160만원 인하 사실상 '반값'…"소비자 신뢰 잃을 것"
   
▲ 크라이슬러 300C(자료 사진)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크라이슬러코리아(대표 파블로 로쏘), 포르쉐코리아(대표 김근탁)등 일부 수입차 업체들의 '널뛰기'식 가격 할인이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출시 1년 안팎의 신차를 사실상 '반값'에 판매하는 '상식밖' 가격 정책이 중심에 있다.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어 완성차 업계의 표정도 편치만은 않다. 

◆ 피아트500 차량 가격 16개월 만에 1160만원↓

8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지난 2월 피아트500의 가격을 450만원 낮춰 2540만원에 판매했다.

지난달에는 약 4개월여 만에 같은 제품의 가격을 710만원 더 내린 1830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2월 출시 당시 2990만원이던 가격이 16개월 만에 40%(1160만원)나 떨어진 셈이다.

대대적 할인 행사에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만이 빗발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기존 구매자들의 항의성 글이 줄을 잇고 있다.

1년여 만에 차 값이 1000만원 이상 떨어지면서 중고차 감가 등 재산상의 손해를 보게 됐다는 내용이 골자다. 최초 출고가를 믿을 수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업계는 이같은 '파격할인'의 원인으로 수입차 가격 거품을 지목하고 있다.

피아트500은 출시 당시 3000만원에 가까운 가격대로 턱없이 비싸다는 지적을 받았다. 유럽에서 1000만원 선에 판매되며 대중적인 차로 포지셔닝한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에서 '고가 전략'을 펼친 것.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월 30대 수준의 판매량을 근근이 유지했다. 재고 물량이 쌓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 업체가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가격을 대폭 낮춰 재고 정리에 나선 배경이다.

다른 브랜드나 차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또 지난 4월부터 300C 모델을 1060만~1120만원 인하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기존 구매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손해를 봤다는 기분에서다.

한국토요타도 지난 3월 렉서스 CT200h의 페이스리프트모델을 선보이면서 가격을 210만~410만원 내렸다.

안전편의사양 등이 추가되면 가격이 상향 조정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가격을 낮춘 것. 기존 가격이 부당하게 높게 책정됐던 게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포르쉐코리아도 최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마칸을 출시하며 가격 거품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마칸S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은 8480만원. 반면 미국에서는 4만9900달러로 우리 돈 약 5085만원 정도다.

◆ "소비자 피로 누적…가격 신뢰 잃게 될 것"

크라이슬러코리아 관계자는 "하반기 연식 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재고를 정리한 것"이라며 "손해를 보며 정리했기 때문에 가격 거품이 있다는 말은 적절치 않다"고 해명했다.

업계는 제멋대로 식 가격 정책이 결국 소비자의 외면을 불러올 공산이 크다고 인정하면서도 재고 처리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재고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수백만원씩 고무줄 할인 정책을 펼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수입차의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려다 보니 초기에 가격을 책정하면서 거품이 끼는 경우가 많다"면서 "수입차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생기는 그늘"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격 책정이 정상화 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결국 가격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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