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첫 청문회…5시간만에 일사천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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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첫 청문회…5시간만에 일사천리 마무리
  • 김일권 기자 ilkwon@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3월 19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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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일권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19일 인사청문회는 그야말로 소동이나 공방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기획재정위는 오전 2시간, 오후 3시간씩 청문회를 진행한 뒤 곧바로 전체회의를 속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

청문회 당일 여야 합의로 '적격' 경과보고서를 처리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012년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총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대상에 포함된 후 총재 후보자에 대한 첫 국회 청문회가 '매끄럽게' 진행된 이유는 통화정책 수장으로서의 이 후보자의 역량에 대해 여야가 대체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자가 35년간 한은에 근무하며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한은맨'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사안보다는 통화정책 현안이 주로 거론됐다.

여야 의원들은 과거 금리정책을 둘러싼 '실기(失期)' 논란, 막대한 가계부채 문제 등을 파고들었다.

청문회 단골메뉴인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 등 신상에 관한 지적도 거의 나오지 않아 사실상의 정책청문회로 진행됐다.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은 "2008년 미국 리먼사태가 발생하기 한달 전에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그 정책적 오류는 굉장히 컸다"며 "당시 한은의 통화신용정책 담당 부총재보로 재직했는데 제대로 역할을 수행했던 것 맞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2010년 중반부터 2011년까지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당시 이명박 정부의 경기활성화 기조에 맞춰 금리를 동결했다가, 결국 물가가 오를 대로 오르고 나서야 금리를 인상했다"며 "후보자는 당시 금융통화위원으로서 전혀 소신발언을 안 했다"고 꼬집었다.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이 후보자는 "2008년에는 한 달 이후에 리먼사태가 올 것을 몰랐던 게 사실"이라며 "금리정책에 미흡한 점이 있었고 전망 오차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막대한 가계부채에 대한 책임론도 거론됐다. 금리 결정에 있어 정부의 경제성장 기조를 고려하다보니 가계부채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은 "2010년 금리를 제때 인상하지 못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막대한 가계부채의 간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홍종학 의원은 "성장을 위한 금리인하, 가계부채 축소를 위한 금리인상 가운데에서 한은은 성장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가계부채는 한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은 "후보자가 가계부채 문제를 안이하게 보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가계부채는 빨리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고 성장을 짓누르는 문제"라며 "안이하게 보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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