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규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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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규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교수
  • 김태환 기자 th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2월 24일 0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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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5년 이내 5000억원대 성장…"국내 넘어 세계 시장 진출"
   
 

[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웹툰은 세계 시장에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문화 콘텐츠 중 하나입니다."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며 소리 없이 웃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은 물론 넥타이를 맨 중년의 신사까지 웹툰을 즐기는 연령대도 다양하다. 웹툰은 인터넷을 뜻하는 '웹'과 만화 '카툰'을 합친 말이다. 인터넷에서 보는 만화라는 뜻이다.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1500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5년 이내에 5000억원대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성장 속도는 눈부시다. 

이종규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교수는 웹툰을 문화 산업의 '돌격대'라고 표현했다. 웹툰만이 가진 참신한 스토리텔링이 드라마나 영화 등 2차 창작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문화 산업 전반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웹툰 등장 10년만에 폭발적 성장

Q. 창작 웹툰 '전설의 주먹'이 영화화됐다.

== 저는 만화판에 20여년 가까이 몸담고 있지만 웹툰작가로는 '후배' 입장입니다. 제 작품이 영화화 됐다는것 자체가 신기하고 재밌는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원작과 달라서 기분 나쁘진 않냐고 묻는데 그렇진 않습니다. 그저 완성된 결과물이 있고, 그 작품이 각색돼 영화로 만들어졌단 사실 자체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웹툰이 영화 등 2차 창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 우선 웹툰을 원작으로 하면 홍보비가 절감됩니다. 포털 네이버의 경우 인기 있는 작품 하나의 월 방문자수가 1700만명에 달합니다.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이 해당 작품의 이름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국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받기도 쉽고 홍보 하기도 쉬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죠.

무엇보다 웹툰은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양질의 콘텐츠입니다. 많은 독자들이 선호했다면 이미 이야기의 재미는 검증을 받은 상황이죠. 물론 아직 2차 창작물의 경우 성공보단 실패 사례가 많습니다. 이건 웹툰과 영화의 스토리 전개방식 차이 때문입니다. 웹툰을 영화화 하는 과정에서 노하우가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서서히 웹툰을 영상으로 만드는 기획력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1000만 관객 작품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Q. 최근들어 웹툰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

== 처음 등장한 해부터 올해로 10년째입니다. 그 사이 시장규모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지요. 특히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독자 접근성이 높고 문화현상에 대한 대응이 빠릅니다. 늘 새로운 소재와 기발하고 참신한 발상이 작품에 녹아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웹툰 장르 특성상 영화, 드라마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주목할 수밖에 없습니다. 웹툰은 문화콘텐츠 전반에 걸쳐 최전방 돌격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 같은 대형 포털사이트 뿐만 아니라 많은 대기업들도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CJ E&M에서는 최근 직접 웹툰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다음과 공동 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 뽑힌 작품은 CJE&M에게 저작권 협상우선권을 주게 되죠. 웹툰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기업들이 관심을 가진다는 반증입니다.

Q. 웹툰 저작권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 최근 웹툰계에서도 저작권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계약서상에 있지도 않았었습니다. 또 포털에 작품이 올라가는 '온라인 전송권'만 해도 굉장히 복잡했는데 이북, 애플리케이션 등 몇 년 사이 새로운 웹툰형식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올해는 웹툰 관련 종사자들과 만화가협회 등에서 저작권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균형적인 규제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Q. 폭력성이 짙다는 논란도 있다.

== 2012년 방송통위원회가 유해매체 지정을 시도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당시 만화가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일단락 됐습니다. 폭력성 논란이 불거진 근본 이유는 새롭게 만들어진 콘텐츠였기 때문입니다. 웹툰에 맞는 규정이나 법 조항 같은 것들이 없어 적용하기가 애매했었죠. 심의기관이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것도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현재는 정보통신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고 방송심의위원회가 심의를 하고 있습니다. 또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가 도의적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내용 심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향후 만화가협회에서 자율규제 방침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 "해외 웹툰 진출 문화 콘텐츠 가치 높일 것"

Q. 아직 웹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은 것 같다.

== 그렇다해도 웹툰의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한국 만화는 인터넷이란 매체와 만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평가 받아온 이유중 하나는 상업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협소하니까 주 독자층인 어린이와 청소년 위주 작품만 나왔고, 이게 학부모들의 불만으로 표출돼 정치적으로도 규제대상이 된 것이죠. 이젠 시장이 커져 수준 높은 작품을 다수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5살 꼬마부터 40대 중년까지 다들 웹툰을 볼 정도로 시장이 커졌습니다. 

Q. 웹툰시장을 더 발전시키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 웹툰의 세계 시장 진출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웹툰은 세계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콘텐츠중 하나입니다. 만화에 대한 규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굉장히 심했음에도 살아남은 독특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또 자국만화가 활성화된 나라가 몇 개 없습니다. 당장 떠올려봐도 미국과 일본뿐이죠. 현재 국내에서는 웹툰이 이미 제대로 정착해 있습니다. 이젠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고 홍보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민간주도로는 쉽지가 않습니다. 정부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Q. 해외 독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 기본적으로 굉장히 신기해합니다. 그 중 일부는 책이 아닌 만화라는 점에서 거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해외 소비자들이 웹툰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문화 콘텐츠로의 가치는 엄청날 것입니다. 웹툰은 지금까지 봤던 어떤 스타일의 만화와도 다릅니다. 사람과의 정서에 굉장히 밀착돼 있죠. 국내 웹툰작가들은 인터넷 기반의 연출법과 스토리텔링을 10여년간 발전시켜 왔습니다. 해외에 웹툰이 서비스되면 반드시 국내에서처럼 많은 소비자들이 열광할 것입니다.

◆ 이종규 교수는?

1992년 배금택 문하로 만화계에 입문해 1996년 주간 '우리들의 스타' 연예만평을 연재했다. 1999년 만화 '신파이트볼'로 데뷔해 작가의 길을 걸었다. 2010년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웹툰 '전설의 주먹'을 연재했으며 강우석 감독이 영화화하기도 했다. 최근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교수직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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