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현대증권만 SPC 통해 매각…주간사 곧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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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현대증권만 SPC 통해 매각…주간사 곧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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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유현석 기자]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사만 특수목적회사(SPC)에 넘겨 매각을 추진하고 나머지 자산은 자체적으로 개별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매각 대상 계열사와 자산 중에서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 3개사만 우선 산은 SPC에 넘겨 일부 자금을 수혈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저축은행은 현대증권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자동으로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 3개사와 현대상선 항만터미널 사업, 벌크전용선 부문 일부, 부산 용당 컨테이너야드, 인천 항동 부지, 미국 중국 싱가포르 소재 부동산 등을 매각해 총 3조3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는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현대그룹과 산업은행은 자산 매각에 앞서 우선 금융계열 3개사 등을 SPC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계열사와 자산을 우선 SPC에 넘겨 자금을 먼저 받고 나서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투자금융업계(IB)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현대증권만 SPC로 넘기고 나머지 자산은 개별적으로 매각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증권 매각은 산업은행이 사모주식펀드(PEF)를 조성해 우선 인수해 실사를 거쳐 매각자금을 현대그룹에 넘겨주고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개별 매각 절차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각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조만간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산업은행과 함께 현대증권 개별 매각에 나설 것"이라며 "실사를 거쳐 현대증권 매각에 해당하는 자금을 현대그룹에 우선 주고 매각을 추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사를 해봐야 현대증권 매각 가격을 산정할 수 있다"며 "현재로선 현대증권 매각가가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그룹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보통주)은 현대상선 보유지분(25.9%)과 현대증권 자사주(9.83%)를 합쳐 총 36% 정도이며 우선주는 13.57%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현대증권의 지분 가치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더해 총 3780억원으로 평가됐다. 현대증권 매각가격에 대해선 그룹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7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시장에선 증권업 불황 등을 고려해 4000억원을 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룹과 채권단은 또 현대로지스틱스에 대해선 올해 구주 매출과 신주 발행 등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코스피 상장 요건 미충족 등으로 코스닥 상장도 검토되고 있으며 추진 시기는 올해 하반기께 될 수 있다고 채권단 측은 전했다.

현대그룹이 1650억원에 인수한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도 개별 매각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매각에서 인수 가격인 1650억원을 받기 어려워 매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애초 반얀트리호텔을 고가에 인수했기 때문에 그 가격에 되팔기는 어렵다"며 "주식가치만 800억원에 달해 인수자가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은 올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4200억원과 기업어음(CP) 4000억원을 막아야 한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기업그룹평가본부 실장은 "현대그룹이 발표한 자구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유동성 위험은 일정 수준 누그러질 것이나 계열사나 자산 매각을 어떤 방식으로 하고 얼마나 돈을 받아내느냐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핵심 자산 매각은 사업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매각가치·방식에 따라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재무구조 개선 폭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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