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거센 '女風당당'…'남성중심'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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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거센 '女風당당'…'남성중심' 옛말
  • 장애리 기자 apple@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1월 09일 0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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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여성행장∙임원 줄이어…"공정경쟁 분위기 기대"
   
▲ 권선주 기업은행장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장애리 기자]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여성 인력의 역할이 갈수록 강화될 것이다...(중략)...여성 인력 활용과 조직 전체 발전을 지속적으로 도모해야 한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2014년 상반기 정기인사에 관해)

은행권에 불고 있는 '여풍(女風)'의 강도가 심상치 않다. 

국내 첫 여성행장이 탄생했는가 하면 각 사마다 '최초' 수식어를 단 여성 임원을 배출하는 등 기존 남성중심적이었던 시장 분위기가 크게 바뀌고 있다. 여성의 적극적인 경제활동 참여를 주문한 정부의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 임원부터 영업현장까지…여성인재 대거 등용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신년 인사에서 여성임원이 탄생한 곳은 기업·한국수출입은행 및 신한·하나·농협은행 등이다.

신호탄을 터뜨린 곳은 기업은행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월23일 신임 기업은행장으로 권선주 리스크관리 담당 부행장을 선임했다. 최초의 여성 은행장이 된 권 행장은 1978년 기업은행 입행한 후 25년간 영업 현장을 경험했다.

수출입은행의 2014년 인사 코드도 '여성'이다. 상반기 정기인사 중 책임자급 승진 대상자 26명의 절반 이상인 14명(54%)이 여성이었으며 사내 핵심 직책인 조직예산팀장에는 이현정 씨가 여성 최초로 발탁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6일 국실부장(1,2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김현정씨를 경제연구원 부원장에 임명했다. 이번 인사는 계약직 출신 여성에게 부서장 직책을 맡긴 첫 사례다. 한은은 지난해 62년 은행역사상 최초 여성임원인 서영경 부총재보를 배출했다.

시중은행도 여성 인력을 대거 등용했다.

하나은행은 여성전무 2명을 임명하며 여성임원 행진에 이름을 올렸다. 또 김덕자 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해 금융소비자본부장을 맡게 됐고 천경미 본부장은 전무, 정현주 서청담지점장은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NH농협은행에서도 최초의 여성 본부 부서장이 나왔다. 농협은행은 문갑석 삼천포지점장을 수탁업무부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본부 부서장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농협은행 역사상 처음이다.

신한은행 역시 최초의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상고 출신인 신순철 신임 부행장보는 신한은행 창립 이래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됐다.

신한은행은 시중 지점과 영업현장에서도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입·출금 등의 업무를 맡는 시간제 소매서비스(RS)직에 경력단절 여성 200명을 배치하는 등 2016년까지 총 5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기업·수출입은행을 필두로 시작된 2014년 은행권 인사는 여성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부 정책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후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강조하며 '여성을 위한 시간제 일자리'를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금융과 서비스 산업 등 창조적 아이디어가 필요한 직군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만들 필요성이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여성임원, 공정한 경쟁 환경의 기반이 되길"

전문가들은 향후 금융권 고위직의 여성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성의 섬세함과 소통능력이 금융기업의 조직 문화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며 "특히 소비자와 직접 대면이 중요한 프라이빗뱅킹(PB)은 여성인재의 약진이 뚜렷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성 임원 시대가 시작된 만큼 은행 내부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여성 임원 비율도 차차 높아질 것"이라며 "다소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금융권 분위기를 탈피해 여성들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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