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범 '한스시즌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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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범 '한스시즌투' 대표
  • 정진영 기자 jin@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6월 03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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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대여 한복'으로 시장 공략…"어려울수록 평판 관리가 중요"

[컨슈머타임스 정진영 기자] 한복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어두운 가운데 창립 이래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회사가 있다. '안근배 한복대여'를 운영하는 '한스시즌투' 이야기다. '안근배 한복대여'는 국내 한복 대여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한승범 한스시즌투 대표는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한복의 소비 패턴 변화를 감지하고 대여 한복 시장에 뛰어들었고, 일상생활에까지 스며들 수 있는 퓨전한복을 만들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 평판 관리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끊임없이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그에게 한스시즌투의 과거와 미래를 물었다.

◆ 외환위기 이후 한복 소비 패턴 변화…'고품질 대여 한복'으로 승부수

   
 

Q. 원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안근배 한복'은 저희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한복점입니다. 제가 러시아에서 공부하고 있을 당시 한국은 외환위기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한복 시장도 덩달아 어려워졌고, '안근배 한복'의 매출 역시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부모님을 돕고자 독학으로 웹디자인을 공부해 '아리랑한복'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한 때는 매출액이 1억 원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한복과 온라인 마케팅 사업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Q. 맞춤 한복에서 대여 한복으로 선회한 이유가 있다면요.

== 2005년을 전후해 한복 수요가 급감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에 '한복닷컴'이라는 중∙저가의 대여 브랜드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2007년쯤부터 국내 시장에 저가 한복 대여 브랜드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고민 끝에 지난 2008년 고가의 한복 대여 브랜드인 '안근배 한복대여'를 탄생시켰습니다.

Q. 비싼 돈을 주고 한복을 대여한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 '안근배 한복대여'를 시작하기 전에 많은 분들이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미 저렴한 한복 대여점들이 많이 있는데 고가의 한복 대여 브랜드가 통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저희에게는 고품질∙고급 한복대여에 대한 수요가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한복을 입을 일이 많지 않은 소비자, 그리고 조금 비싸더라도 돋보이는 한복을 입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저희의 주요 타깃층이었습니다. 현재 내부에서는 이런 전략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매출액은 꾸준히 상승했고 한복 대여 시장에서 브랜드 1위의 지위도 가지게 됐습니다.

Q. 한복을 대여해서 입는다는 개념이 우리 사회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리게 되기까지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 이 점을 가장 우려했었습니다. 명분과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복을 빌려 입을 것인가의 문제는 한복업계 공통의 고민거리였습니다. 저희의 전략은 '고가'와 '고품질'입니다. '안근배 한복대여'가 시장에 진입할 당시만 해도 대여시장에는 저가 위주의 마케팅을 펼치는 업체들이 많았습니다. 멋스럽고 고급스러운 명품 한복을 제공한다면 대여 한복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편견도 희석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까지는 잘 먹혀들어갔다고 보고 있습니다.

Q. 한복대여가 맞춤한복 시장에 위협이 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맞춤한복 업체들과의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시는지요.

==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소비자들은 결혼식, 회갑잔치 때 온 가족이 한복을 맞추는 소비패턴을 버렸습니다. 이후 한복 시장에 위기가 닥친 겁니다. 맞춤한복 시장의 위협은 소비패턴의 변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여론조사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꾸준하게 '한복사랑'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김연아 선수와 같은 대한민국 패션리더들에게 한복입기와 한복사랑을 촉구해 왔습니다. 저희는 한복맞춤업체와 경쟁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복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중입니다.

Q. '안근배 한복대여'만의 특색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차분하고 은은한 전통한복에 새로운 트렌드를 접목시킨 퓨전 스타일이 저희의 특색입니다. 퓨전한복은 '안근배 한복대여'가 트랜드를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한복 고유의 색상과 품격은 유지하되 어떤 자리에도 어울릴 수 있는 현대적인 스타일은 저희가 가진 장점입니다.

Q. 한복 시장이 많이 침체돼 있습니다.

== 한복은 한글, 한식, 한옥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보호하고 육성해야하는 자랑스런 한국의 유산입니다. 시장 논리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한복업체들에 대한 세제혜택, 정책자금지원, 관광산업과의 연계 지원, 한복지원특별법 제정 등 전방위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대부분의 한복업체들이 몇 년 안에 고사될 것입니다. 다행히 박근혜 대통령은 남다른 한복사랑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한복시장붕괴'라는 참사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시즌의 호∙불황에 일희일비 하지 않기 위해 평판 관리를 시작했죠"

Q. 최근에 브랜드 관리 사업을 시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대다수의 한복맞춤점과 한복대여점들이 만성적인 적자상태이고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안근배 한복대여' 역시 지난 2011~2012년 여러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때부터 시즌의 호∙불황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온라인 평판 관리에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Q. 온라인 평판 관리란 어떤 것인가요?

== 온라인 평판 관리란 사이버 상에서 기업, 브랜드, 공인의 명성과 평판을 제고·관리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온라인 평판 관리라는 개념이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기업 및 공인들은 온라인 상에서의 평판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브랜드도, 그 어떤 공인도 내∙외부의 수많은 위험요소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특히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이 발달하면서 온라인 평판 관리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Q. 한스시즌투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 온라인 평판 관리 브랜드인 '맥신코리아'를 출범시킨 만큼, 당분간은 이쪽 사업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물론 한복 사업도 지속합니다. 우리나라 정체성의 중요한 한 축인 한복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도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맞았습니다. 2022년에는 2000만 시대가 열린다고 합니다. 이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최적의 한복을 소개할 수 있는 한복체험 관광 상품을 개발했습니다. 현재 청담본점에서 시범 운영 중인데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앞으로도 '한복의 세계화'와 '한복의 대중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영원히 노력할 것입니다.

◆ 한승범 한스시즌투 대표는?
1994년 제1대 모스크바 한국학생 총연합회 회장을 맡았다. 2001년에는 러시아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학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어머니인 안근배 장인의 사업을 돕기 위해 '아리랑한복'을 론칭, 2001년에는 야후코리아 검색 1위에 올린다. 이후 탄생시킨 '안근배 한복대여' 역시 인터넷 평판 제고 업계 1위에 올라서면서 한복대여 업계의 신화로 불리게 됐다. 올해부터는 '맥신코리아'를 설립, 온라인 평판 관리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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