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윤 '오가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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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윤 '오가다' 대표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5월 27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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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살 청년 CEO 한방차로 젊은세대 입맛 잡아…"한방차 매력 해외에도 알릴 것"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스타벅스를 능가하겠습니다"

2009년 7월 서울 무교동에 7㎡(2평) 크기의 작은 카페 문을 연 26살 청년은 눈빛을 반짝이며 다짐했다. 가게를 찾는 손님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일일이 메모하고 얼굴을 직접 그리며 기억하려 애썼다. 고객들의 발걸음이 늘었다. 돈을 내고 차를 마시면서 본인을 기억하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청년에게 오히려 고마워했다.

60여 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게 된 그. 요즘은 특히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2013년 6월 서울 서대문역 인근 스타벅스 매장 옆에 청년의 카페가 들어선다. 스타벅스와 같은 상권에서 같은 크기의 매장으로 경쟁하게 된 것이다.

'다섯가지 아름다운 차'라는 의미의 전통차 카페 '오가다'를 운영하는 최승윤 대표 얘기다. 40명의 직원과 함께 한방차 알리기에 여념이 없는 최 대표의 눈은 4년 전 그날처럼 여전히 빛나고 있다.

◆ "죽어가는 한방차 살리고 손님들에게는 행복 주고"

Q. 대학시절부터 캠퍼스를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가다 설립 이전에 브랜드 디자인 회사를 만들어 운영하셨죠.

== 집에만 있는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에 도전했습니다. 사업도 하고 학교 응원단 활동도 하고 연애도 공부도 운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대학생 때 꼭 해야 할 4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장학금, 캠퍼스커플, 동아리 활동, 창업입니다. 하나하나 이뤄나갔습니다.

   
 

창업은 미술을 전공한 친구들과 함께했습니다. 당시 기업 CI나 BI를 만드는 디자인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친구들이었습니다. 돈은 없지만 시각적 이미지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과 인재들의 재능을 연결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몸에 잘 맞지도 않는 양복을 입고 사장님들을 직접 찾아 다니며 설득했습니다. 업계에서 제일 싼 가격으로 회사 로고, 명함, 봉투, 아크릴간판 등을 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드렸을 때는 정말 고마워 하셨죠. 회사 이미지를 바꾸고 나서 사업이 잘된다며 행복해하시던 사장님들 얼굴이 아직 생생합니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업을 하고 싶다고 그때 다짐했습니다.

Q. 오가다를 아직 접하지 못한 소비자들도 있을텐데요.

==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방차를 비롯해 국내산 농산물로 만든 웰빙주스 등 건강을 위한 음료를 판매합니다. 국내산 최고품질의 천연 한약재를 화학 첨가물 없이 달여 낸 한방차를 젊은 세대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한방차뿐만 아니라 '인절미 브레드' 등 브런치로도 손색 없는 한국식 디저트 메뉴도 있습니다. 피곤에 지친 소비자들에게는 원기회복에 좋은 인삼맥문동차, 목이 자주 아픈 분들에게는 배도라지생강차를 추천해 드립니다. 2009년 론칭 이후 전국에 60여 개의 매장이 있습니다. 작년 기준 본사 매출은 40억원 정도 되고 가맹점 매출까지 합치면 100억원이 넘습니다.

Q. '한방차'라는 아이템 선택은 의외입니다. 젊은 소비자들은 한방차보다 커피에 익숙하죠. 

== 한방차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낡고 오래된 느낌, 선입견이 문제였죠. 바로 그 부분을 파고 들었습니다. 건강에 좋은 한방차를 젊은 세대들도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거기서 오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30세대를 타깃으로 매장 인테리어, 패키지, 맛 등을 기획했습니다. 햄버거 하면 맥도날드, 커피는 스타벅스를 떠올리는 것처럼 대표성을 가진 브랜드들이 있는데 우리 한방차는 없습니다. '내가 왜 이 사업을 하는 것인가?' 스스로 물었을 때 답을 찾았습니다. 죽어가는 한방차를 살리고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하며 행복을 주자는 것입니다.

   
 

Q. 처음에는 우여곡절이 많았을 텐데요. 고객들의 발길을 이끈 특별한 무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 무교동에 첫 매장을 연 첫날 한잔도 못 팔았습니다. 친구들과 친척들을 모두 부르고 작은 매장 앞에서 테이프 커팅식을 했습니다. 엠프도 설치하고 사회자도 불렀습니다. 축하공연까지 했는데 하고 나니 막막했습니다. 손님들은 우리 가게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무슨 차를 파는지도 몰랐습니다. '오가다'라는 간판만 떡 하니 있으니 그럴 수 밖에요. 손님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런 시간을 거치지 않았다면 중요성을 몰랐겠죠.

오늘 우리 매장에 온 손님을 내일 다시 오게 하자는 목표로 일했습니다. 고객의 얼굴을 기억하고 이름을 외우기 위해 고객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어떤 차를 먹었고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꼼꼼히 기록했습니다. 노력과 성실함이 따라줘야 하는 일입니다. 소비자들이 재구매하지 않거나 재방문하지 않는 이유는 품질에 만족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어디서 무엇을 샀는지 기억하지 못해서입니다. 주인이 손님을 기억하면 손님은 자연스럽게 그 매장을 기억하고 다시 찾습니다. 주인의 성의에 감동하는 것입니다.

◆ '청년창업 육성프로젝트'로 회사-지원자 '윈윈'

Q. 창업이 청년실업의 대안 중 하나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청년창업 육성프로젝트'에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배의 마음이 담긴 듯 합니다.

== 실패를 줄이려면 경험이 필요한데 사업은 연습이 없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20대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프로젝트를 마련했습니다. 오가다 매장을 6개월 동안 직접 운영하도록 했습니다. 인테리어나 별도의 투자비용 없이 회사가 오히려 1000만원을 지원해줍니다. 매장 운영 전에 2주동안 교육을 받고 6개월 운영 기간 후 원한다면 본사 정규직 채용 특전도 줍니다.

1차 테스트는 매장 컨설팅 플랜을 짜는 겁니다. 매장 운영 상황을 진단하고 개선점을 찾는 것이죠. 지원자 30명중 1명을 뽑았습니다. 허무맹랑한 분석들이 많았지만 직접 발로 뛰면서 본인만의 논리를 전개한 보고서가 눈에 띄었습니다. 열정이 느껴졌고 왜 일을 하는지도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 친구가 매장을 맡은 후부터 매출이 올랐습니다. 회사와 지원자가 모두 윈윈(win-win)하는 상황이죠.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생각입니다.

Q. 우리 한방차가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도 잡을 수 있다고 보시나요?

== 지난해 일본 도쿄에 첫 해외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내달 19일에는 요코하마 매장이 문을 엽니다. 일본에서 성공하면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우선은 싱가폴 진출 준비중입니다. 빠르면 6개월정도 걸릴테고 1년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싱가폴에서 성공하면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도 진출 할겁니다.

외국사람들은 '차'라고 하면 녹차나 커피 정도를 떠올립니다.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는 이름은 다르지만 결국 한가지 잎으로 만들죠. 한방차는 식물의 뿌리, 줄기, 열매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듭니다. 우리 전통차 범주를 보면 우선 신기해합니다. 관심을 보인다는 얘기죠. 한국의 차가 어떤 것인지 알리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테리어에는 기와나 한글 문양을 넣어 문화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외국인들도 한방차의 매력에 푹 빠져들겠죠.

   
 

Q. '제2의 최승윤'을 꿈꾸는 미래 청년 창업가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요.

== 사업에 대한 경험, 정보력, 인적 네트워크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확신입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본인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창업 하는 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하겠지만 생각하는 것 이상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겨내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겠죠. 확신이 없으면 힘든 시간을 이겨내기 어렵습니다.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100% 잘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저도 절망적인 상황이 있었습니다. 사업 초창기 부모님께 손 벌려 사업을 시작했는데 103년만의 폭설이 내려 매출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고, 고정비용은 나가는데 신규 투자하느라 자금 여유는 없고 정말 힘들었죠. 자고 일어나면 베개에 피가 묻어있기 일쑤였습니다. 코피가 난거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건강도 돌보지 않고 무조건 일에만 매달렸던게 잘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힘을 빼야할 시기에는 힘을빼고 독하게 할때는 독기를 품어야 합니다. 조절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 최승윤 대표는?

2007년 고려대학교 문과대학을 졸업한 최승윤 대표는 학창시절을 누구보다 바쁘게 보냈다. 고려대학교 응원단원으로 활동하는가 하면 2005년에는 CI 디자인회사 라임커뮤니케이션 대표로 회사를 꾸려나갔다. 2010년부터 ㈜오가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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