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락시 서버 이용 화면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일종의 온라인 우회 통로인 ‘프락시 서버’를 이용하면 정부가 접근 차단한 음란∙불법도박 사이트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인은 물론 청소년들도 음란물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수 있지만 현행법상 프락시 서버 규제는 불가능해 방송통신위원회 등 심의당국은 단속에 진땀을 빼고 있다.

◆ 포털사이트 ‘우회 사이트’ 검색만 하면…

28일 IT업계에 따르면 프락시 서버가 접근 차단 조치된 음란 사이트나 불법 도박 사이트 접근 통로로 악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프락시는 특정 사이트에 접속이 제한된 국내 이용자의 인터넷주소를 해외 주소로 변환시켜 접속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프락시 서버를 설치하거나 이 같은 역할을 하는 사이트에 접속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경찰청 등이 접속을 막아둔 해외 음란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본보는 접근이 차단된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해봤다.

인터넷 주소창에 해당사이트 주소를 입력하자 ‘불법·유해 정보(사이트)에 대한 차단 안내’란 경고문이 떴다. 서비스 이용은 물론 운영 화면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우회 사이트’, ‘프락시 서버’를 입력하자 심의당국이 차단해 놓은 사이트 접속 방법이 쏟아져 나왔다. 네티즌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참고서’들이다.

프락시 역할을 하는 사이트에 들어갔다. 기본 주소창 외에 사이트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주소창을 발견했다. 불법·유해 사이트 주소를 이 곳에 입력하자 아무런 제재 없이 접속할 수 이었다. 홈페이지 둘러보기는 물론 자료 다운로드까지 가능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경찰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음란 △불법도박 △안보위반 △불법 의약품 판매 등에 이용되는 사이트를 차단하고 있지만 프락시 서버 이용자에게는 무의미한 셈이다.

현행법상 프락시 서버는 단속대상이 아니다. 온라인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차단 사이트 우회접속 방법이 공공연하게 퍼지고 있는 배경이다. 미성년자들도 마음만 먹으면 불법·유해 사이트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얘기다.

   
  ▲ '프락시 서버' 포털사이트 검색 화면

프락시 서버 이용이 컴퓨터 고장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광고를 목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인 만큼 애드웨어 등 악성코드가 많다는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 “고도화된 기술 못 막는다”

애드웨어는 광고 보는 것을 전제로 사용이 허용되는 프로그램. 정상적인 컴퓨터 사용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무분별한 팝업 광고나 인터넷 브라우저의 시작 페이지를 고정해 사용자의 인터넷 이용을 불편하게 만든다.

방통위는 프락시 서버 단속에 난색을 표했다.

한 관계자는 “프락시 서버 기술자체가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우회 사이트를 단속할 수는 없다”며 “우회 접속하는 이용자를 잡아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회접속도 일부 기술은 이미 차단되고 있지만 고도화된 기술은 현재 막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