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가능성에 항공·해운업계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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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가능성에 항공·해운업계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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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문영 기자] 이란이 미국에 보복 공격을 개시한 8일 국내 항공업계와 해운업계 역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새해 벽두부터 불거진 글로벌 악재에 난감해하고 있다. 작년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수요 감소로 항공 화물이 침체했던 만큼 올해 화물 운송 부문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던 터다.

당장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사태가 전면전으로 치닫거나 장기화할 경우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류비는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의 25∼30%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3300만 배럴의 유류를 소모하는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연간 3300만 달러(한화 약 385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항공사별로 유류 할증료와 유류 헤지, 비축유 등으로 유가 급등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현재 이란 영공을 지나는 국내 항공사는 없기 때문에 운항 자체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으로 이어지게 되면 관광 수요 등에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두바이 7회와 터키 5회, 아시아나항공이 터키 5회 등 중동 지역을 가는 항공편이 많지 않은 데다 이란 영공을 통과하지는 않아서 일단 지금 단계에서는 항로를 바꾸거나 할 필요는 없어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되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오전 11시29분 현재 대한항공(-2.42%), 아시아나항공(-3.41%), 제주항공(-4.09%) 등 항공 관련주가 줄줄이 하락세다.

오랜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올해 재도약을 기대하던 해운업계 역시 초긴장 상태다.

유가 상승에 민감한 해운업의 특성상 유가가 오르면 자동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김준석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만약 전쟁이 발발하거나 해서 호르무즈 해역이 봉쇄되거나 할 경우 해운 산업의 매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유가 상승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심각하면 정책 지원 등도 고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양수산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에 대해 하루 6시간 간격으로 선박 위치를 확인하던 것을 하루 1시간 간격으로 대폭 앞당겼다. 또 하루 1번 선박과 위성 통화를 하며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현재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중동 노선에 컨테이너선 8척, 유조선 3∼4척이 투입돼 있다. 당장 선박 운영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지만 자칫 호르무즈 해협이 군사 충돌로 막힐 경우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길목으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까지 가지 않는다고 해도 작년 6월 이 해협에서 일본 선사가 피격당할 당시 일시적으로 이 구간을 지나는 선박의 보험료가 폭등한 것을 감안하면 상황에 따라 보험료 추가 부담 등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상황 변화에 따라 적게는 2∼3배, 많게는 7∼8배까지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며 "현재 선박은 정상 운항 중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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