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공, 제로페이 억지로 활성화? 일회성 이벤트 남발
상태바
소진공, 제로페이 억지로 활성화? 일회성 이벤트 남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 항공권 이벤트 비용 CJ ENM 기부금으로
▲ 사진 = 소진공 이벤트 홈페이지 캡쳐
▲ 사진 = 소진공 이벤트 홈페이지 캡쳐
[컨슈머타임스 장문영 기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이 제로페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미국행 항공권과 숙박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연이어 개최해 일회성 이벤트를 남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실제적인 제로페이 사용자 유입에 효과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소진공이 지난 11월 진행한 이벤트에는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제로페이로 결제하고 이벤트페이지에 인증하면 제로페이 미국 원정대(항공, 숙박권 등 제공), 온누리모바일상품권 등 푸짐한 경품이 쏟아집니다"라면서 "이제 제대로 제로페이 해보세요"라고 적혀있다.

실제로 1등(3명)에게는 제로페이 미국 원정대(동반 1인까지 숙박·항공권 등 제공)를 증정하고, 2등(25명)에게는 온누리모바일상품권 10만원권, 3등(250명)에게는 온누리모바일상품권 3만원권을 증정한다.

소진공은 소상공인 육성, 전통시장·상점가 지원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준정부기관이다. 소상공인 혁신성장 촉진을 전략 목표로 하고 있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 서울시와 지자체, 금융회사, 민간 간편결제 사업자가 협력하여 도입한 공동QR코드 방식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이다. 또 소상공인의 가맹점수수료 경감에 기여하여 우리나라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제로페이는 도입된 지 1년이 덜 됐다. 하지만 취지와 무색하게 결제 단계도 복잡해 잘 쓰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입된 제로페이 이용 건수는 9월 기준 384억원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정부기관·지방자치단체 등 공공영역에서 업무추진비나 복지포인트를 제로페이로 결제하도록 의무화한 덕분에 나온 성과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소진공에서는 제로페이 활성화를 목표로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외여행 항공권과 숙박권 증정 이벤트가 소수에게 혜택이 돌아가 실제로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한 제대로 된 홍보가 맞는지 지적하고 있다. 단편적인 이벤트를 수 차례 개최하는 것은 또 일회성 이벤트를 남발한다는 이야기기도 하다.

또 소상공인에게 수수료 부담을 낮춰주는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한 목적에 맞는 이벤트의 연관성이라던지 실제적인 효과에 있어서 의문 투성이라는 지적이 있다.

아울러 CJ ENM이 출연한 기부금으로 비용을 충당해 더 문제가 되고 있다. 대기업 기부금을 사용하는데 효율적인 예산 집행 방식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애당초 CJ ENM은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취지로 기부금을 출연했다.

이에 대해 해당 기관인 소진공 제로페이팀 관계자는 "기부금 사용내역에 대해서 출연금을 제시한 CJ ENM측에서 알고 있고 동의한 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제로페이가 소상공인 수수료 우대를 위해서 도입된 만큼 취지에 적절한 마케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소진공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제로페이 사용 활성화를 위해 소비자들이 혜택을 직접적으로 보고 제로페이 사용경험을 실제로 해보면서 좋은 경험을 하게 된다면 정책에 연관이 있다고 본다"면서 "참여자 수도 상당했고 의미있는 마케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해당 관계자들은 이렇게 해명을 했지만 외부에서 여러번 지적했듯이 몇 차례 개최한 해외항공권·숙박권 이벤트가 제로페이 활성화라는 취지와 관련성 및 효율성에서 어떻게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걸로 보여 사태는 더 심각해 보인다.

이와 관련 CJ ENM 관계자는 "기부금을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좋은 취지로 쓰이기를 바랬을 뿐 자세한 사용처에 대해서는 미리 고지받거나 동의 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어 "해외여행 항공권·숙박권 마케팅에 대해서는 알고는 있었던 것은 맞지만 동의라고는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