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서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변경했다고 21일 밝혔다.
롯데 측은 "롯데카드의 지분 93.78% 중 경영권을 포함한 투자지분 매각과 관련해 이달 3일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13일에 배타적 우선협상기간이 만료했다"며 "이날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측 결정에는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의 탈세 혐의 수사 이슈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KT 새 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지난 3월 한 대표와 황창규 KT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2016년 10월 KT가 한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던 엔서치마케팅을 공정가치보다 424억원 높은 가격으로 사들이면서 황 회장이 KT에 손해를 입혔고, 한 대표는 매각 대금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에 따라 올해 10월까지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지분 매각을 마무리해야 하는 롯데지주 입장에선 시간을 끌기 어려웠다. 한 대표의 탈세 수사 과정에서 실제 기소라도 되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는 만큼 매각 작업을 계속 진행하기엔 무리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에 따르면 금융회사 지분을 사들여 대주주가 되려는 법인의 최대주주와 대표자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MBK-우리은행 컨소시엄 측에서도 지난 13일 한앤컴퍼니의 우선협상기간이 종료된 뒤에 롯데 측에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접촉에서 인수 가격을 올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올해 10월까지 매각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은행이 인수한 롯데카드가 향후 우리카드로 편입되면 카드 자산규모가 약 23조원으로 늘어나 신한카드, 삼성카드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와의 3위 금융지주사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