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라네즈의 유럽행…'K-뷰티'로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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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라네즈의 유럽행…'K-뷰티'로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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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겨냥한 마케팅 턱없이 부족…"정착 못하면 반등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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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송가영 기자] 국내 부진을 떨치지 못한 아모레퍼시픽이 유럽시장에 진출한다. 미국, 아시아권에서 입증된 아모레퍼시픽의 스킨케어 브랜드 라네즈를 선두로 해외시장 사업에 더욱 힘을 싣는다.

라네즈는 4월부터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룩셈부르크, 모나코, 독일, 루마니아, 세르비아, 불가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스위스, 체코, 덴마크, 스웨덴, 터키 등 유럽 18개국 800여개의 화장품 편집샵 '세포라'에 입점됐다.

입점된 제품은 라네즈의 베스트셀러인 워터 슬리핑 마스크, 워터뱅크 모이스처 크림 등 20여개의 주력 상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유럽 진출 배경은 최근 들어 유럽의 화장품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가 발표한 2018 글로벌 화장품 산업 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유럽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934억유로로 세계 화장품 시장의 22.6%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의 화장품 시장은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의 화장품 시장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은 스킨케어로 25.8%를 기록했다. 목욕·세안용품, 헤어케어, 향수, 색조제품 등이 뒤를 이었다.

K-뷰티에 대한 높은 인기도 라네즈의 진출에 한 몫했다. 유럽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중 스킨케어 제품은 합리적인 가격 대비 높은 효능을 지녔다고 인정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도 K-뷰티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으며 화장품 구입 시 품질과 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는다"며 "아시아, 북미, 오세아니아 등에서 자연주의 컨셉트가 인정받기 시작하고 있어 유럽에서도 라네즈가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중장기적으로 브랜드를 안착시킬 목적이 아닌 K-뷰티에 의존해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행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세포라에 입점하는 라네즈 제품은 베스트셀러와 신제품 위주로 유럽시장에 선보인다. 이들 제품은 모두 온라인몰을 통해 현지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현지인들을 타켓팅한 제품을 따로 출시하거나 전략적인 마케팅도 부재해 유럽의 더마 화장품, 프리미엄 스파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위한 차별점도 부족하다.

특히 타국과 비교할 때도 유럽 시장은 공략하기 더욱 어렵다. 실제로 중국, 일본, 미국 등 타국에 진출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일부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시장조사까지 거쳐 유럽시장을 공략했지만 대부분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거나 철수했다.

그러면서 해외 사업에 따른 실적 개선을 목표로 하는 아모레퍼시픽이 유럽 시장에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올해도 반등은 어렵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인들이 자국 이외의 브랜드에 생각보다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입지가 굳건한 기존의 브랜드를 비집고 들어가 정착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K-뷰티 인기로 당장의 흥행에 성공할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적절한 전략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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