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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의 노사 협상 결렬, 차라리 신차 배정하지 말라!

김필수 교수 autoculture7@naver.com 기사 출고: 2019년 03월 12일 오전 1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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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노사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르노그룹에서 마지노선이라 언급했던 8일을 넘기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르노삼성차가 국내 시장에서 국내 메이커 5개사 중 최악이라는 것이고 매출도 거두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노조파업으로 인한 손실은 부정적인 가중치를 더욱 크게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노조가 언급하는 연봉이나 근로환경 개선 등은 회사가 잘 나가는 시기에 주장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현 상황에서는 금기시 해야한다. 하지만 르노삼성차에 있어 최근 악조건이 누적되고 있다. 새로운 물량이나 신차 등 소비자를 끌어 모을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고 그 동안 버텨왔던 수입 완성차 판매방식(OEM)에 대해서도 좋은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래저래 고민사항은 누적되고 있고 스페인에서 국내 부산공장으로 시설을 이전시켜 국내 생산하는 초소형차 트위지도 전체를 좌우하는 물량으로는 크게 부족하다.

르노삼성차가 그나마 버텨왔던 이유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연간 20여만대 중 10만대에 해당하는 닛산 로그 물량을 국내 생산해 전량 수출하는 수출 자동차 메이커로서 역할을 해온 덕이다. 만약 이 물량이 영향을 받는다면 부산공장은 과반만 생산하면서 잉여시설은 점차 늘어나고 결국 구조조정의 칼날이 다가오게 될 것이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당초 가동 비중 80% 수준을 보이다 50%를 거쳐 30%까지 줄어들어 폐쇄 절차를 밟은 것과 유사한 과정을 보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설 대비 국내 판매비율이 급격하게 줄면서 더 이상 국내에서 생산할 물량이 거의 없다는 점은 더욱 큰 문제다. 고정비 감소를 위한 인적 자원 축소는 당연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노사협상 결렬이다. 노조는 6개월 이상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복지나 연봉 등의 문제가 아닌 금속노조에서 진행하는 관행인 경영인사 상의 문제까지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로 인해 협상이 실패로 돌아갔고 사측은 협상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다.

현대·기아차 노조도 경영인사상 조건으로 사측 발목을 잡으면서 국내 생산시설이 확대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했었다. 국내 자동차 산업 상황이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리면서 르노삼성차 위기는 가속되고 있다.

노사 결렬의 가장 큰 문제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다. 경영 인사상 요구가 과도한 조건인 만큼 노조는 복지나 근로조건 등에 초점을 맞춰 노사협상에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노동법은 경직돼 있고 유연성이 떨어져 매력적인 노동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고비용은 어쩔 수 없어도 고효율화나 고수익 구조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에서는 경영 인사상 요구가 영역 밖의 일인 만큼 노조가 절대로 개입해서는 안되도록 하고 있다. 국내는 이미 경직된 정도를 넘어 아예 협상조차 되지 않아 노조 파업이 연례적으로 이뤄지고 더 이상 국내 자동차 생산시설 확대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에서 보는 강성노조 이미지도 최악으로 간주되고 있다.

르노삼성차 위기가 본격화될 가능성은 현재 더욱 높아졌다. 엄포성의 신차 물량 억제가 아닌 실질적인 조치가 가해질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르노 본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악조건의 부산공장에 신차 로그 물량을 주기보다는 일본공장이나 기타 타국 공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굳이 부산공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본사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면 다른 지역에 배정하면 끝이지만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의 상황은 심각해진다. 해당 공장은 당연히 문 닫고 공장 소재 국가도 파국으로 간다. 이에 대한 파급효과는 관련 하청 부품공장의 하위 협력관계로 갈수록 심각해진다. 협력사들이 견디기 힘든 충격이 가해지는 것이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르노그룹의 글로벌 공장에서 최상위급으로 인정됨에 따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전 회장인 곤 회장의 결단으로 지난 2014년부터 닛산 로그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르노와 닛산의 주도권 다툼이 언급될 정도로 상황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잘 해도 신차 생산 물량이 유치가 될까 의심되는 상황인데 르노삼성은 르노 본사에 매우 부정적인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여기에 조만간 결정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대상에서 우리나라의 포함 여부가 촉각을 다투는 등 악재가 누적돼가는 실정이다. 현재 르노삼성차가 당장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은 신형 로그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시절 사원대표위원회가 있을 때의 긍정적인 인식을 생각해 무리한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최악의 구조로 가는 상황에서 ‘회사는 망해도 노조는 영원하다’라는 착각에서 하루 속히 탈피하고 진정한 상생 개념이 무엇인지 생각했으면 한다.

일각에서는 르노삼성차가 갈 때까지 간만큼 차라리 망해봐야 정신 차린다는 언급도 나올 정도다. 르노삼성차가 이번에 노사협상 결렬을 겪은 만큼 아예 신차 생산 배정을 하지 말고 그 후유증을 느껴야 한다는 언급마저 나온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린다는 뜻이다.

르노삼성차가 이제 끝까지 왔음을 인지했으면 한다. 조만간 르노그룹에서 신형 로그 생산을 타 지역에서 하기로 결정했다는 해외 뉴스를 접할 수도 있음을 생각하기를 바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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