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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챔피언’ 조경호의 10분 천하, 신선한 충격 준 PWS ‘이게 프로레슬링이지’

김종효 기자 phenomdark@cstimes.com 기사 출고: 2019년 01월 21일 오전 11시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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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종효 기자] 프로레슬러 조경호가 PWS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10분 뒤 조경호에 대한 수식어는 ‘PWS 초대 챔피언’에서 ‘PWS 전 챔피언’이 돼버렸다.

조경호는 1월 20일 평택에서 열린 프로레슬링 단체 PWS(프로레슬링 소사이어티) 흥행 ‘도미네이션5’에서 시호와 수준 높은 경기를 벌인 끝에 PWS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11월 8강으로 시작한 PWS 챔피언십 토너먼트 결승전이었다. PWS 초대 챔피언을 가리는 자리로, 붙었다하면 늘 일정 수준 이상 경기를 뽑아내는 조경호와 시호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현장을 찾았다.

조경호와 시호가 늘 괜찮은 경기를 만들어내는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조경호와 시호가 사제지간이라는 특수관계에 있다는 것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다. 시호는 조경호에게 프로레슬링을 배우면서 늘 그 벽을 넘기 위해 노력해왔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두 선수는 여러 차례 경기에서 맞붙으면서 서로의 기술을 점점 더 다양한 방법으로 맞받아쳤고, 이는 곧 팬들에게 두 선수의 경기 상성이 잘 맞는다는 것을 증명하게 됐다. 무엇보다 이런 관계가 유지되면서 두 선수는 경기에 스토리를 녹여낼 수 있게 됐다. 

영리한 두 선수는 이런 점을 충분히 활용했다. ‘도미네이션5’ 대회 전부터 관전 포인트이자 마케팅 포인트로 꼽힌 PWS 챔피언십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화려한 경기는 물론, 경기를 이끌어가는 선수들의 호흡조차 시선을 집중케 했다. 현장을 찾은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은 프로레슬링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팬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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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기 끝에 조경호가 시호를 꺾었다. 조경호는 PWS 챔피언 벨트를 어깨에 걸치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조경호는 간신히 일어서 코너에 기대고 있는 시호와 진한 포옹을 했다. “오늘은 내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다음엔 못 이기겠다”. 스승이 제자에게 건넬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었다. PWS 초대 챔피언에 오른 승자가 패자에게 건네는 고마움이 깊이 묻어나는 말이었다. 팬들도 기립박수로 멋진 경기를 펼친 두 선수들에 대해 존경을 표하며 화답했다.

이같은 훈훈한 분위기에 라이언 오션이 등장했다. 라이언 오션은 앞선 PWS 챔피언십 토너먼트 준결승전에서 시호에게 분패했지만, 이날 대회에선 에릭 워커를 꺾고 PWS 챔피언십 도전권을 획득했다. PWS 챔피언에 오른 조경호와는 언젠간 맞붙어야 할 입장. 링에 오른 라이언 오션은 마이크를 잡고 조경호에게 PWS 챔피언에 오른 것에 대한 축하 인사를 전했다. 평소에도 라이언 오션과 조경호는 서로를 선수로 존경하며 돈독한 관계를 형성했다. 이날 역시 라이언 오션은 조경호에게 축하와 동시에 자신이 챔피언십 도전권을 획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후 멋진 경기를 예고, 선의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듯 했다. 

그러나 조경호가 돌아선 순간 반전이 일어났다. 라이언 오션은 조경호를 기습공격했고 바로 PWS 챔피언십 도전권 사용을 요구했다. PWS 테렌스 맥어보이 회장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이를 승인했고, 경기가 시작됐다. 장시간 시호와 격렬한 경기를 펼친데다가 기습공격까지 얻어맞은 조경호는 라이언 오션의 풀 넬슨 슬램에 이어진 핀폴을 벗어나지 못하고 패배했다. ‘PWS 초대 챔피언’ 조경호의 10분 천하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라이언 오션은 PWS 초대 챔피언이 탄생한지 불과 10분도 안 되는 시간만에 PWS 2대 챔피언에 올랐다. 새로운 챔피언은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링을 빠져나갔다.

허무하게 PWS 챔피언을 내준 조경호는 정신을 차린 뒤 분통을 터뜨렸다. 그간 PWS 운영진에 여러 이유로 불만을 표해온 조경호는 아예 테렌스 맥어보이 회장을 비롯한 PWS 운영진에 공개적으로 전쟁을 선포했다. 게다가 새로운 PWS 챔피언 라이언 오션에겐 “다음엔 태그매치를 준비하라. 깜짝 놀랄만한 파트너를 데려오겠다”고 선언해 다음 PWS 대회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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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와 만난 조경호는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PWS 챔피언 벨트를 들고 ‘WWE 스맥다운 라이브’ 방송 해설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해 사실 좀 들뜨기도 했다”며 “테렌스 맥어보이 회장이 뭔 생각인진 모르겠는데, 라이언 오션과 사전 내통이 있었던 것 같다. 곧 제대로 한 방 먹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조경호는 곧 “라이언 오션이 제대로 된 경기가 아닌, 기습으로 PWS 챔피언을 가져갔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제대로 경기해선 나를 이길 자신이 없었던 것”이라며 “PWS 초대 챔피언인만큼 라이언 오션의 벨트는 꼭 내가 찾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더불어 이미 말한 ‘깜짝 놀랄만한 태그팀 파트너’에 대해선 “다음 PWS 대회를 보시면 안다. PWS 운영진들도 예상 못하고 있을 것이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나는 팬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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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S 챔피언을 허무하게 뺏긴 조경호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겠지만 팬들은 PWS가 선사한 이런 ‘신선한 충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한국 프로레슬링에서 보기 힘든, 다음을 기대케 하는 반전 있는 전개가 PWS 단체 성장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단체 출범 초반부터 폭넓은 로스터와 수준 높은 경기, SNS 등으로 소통하는 방식과 뉴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홍보방식로 팬들 시선을 잡아끈 PWS는 2019년 첫 대회부터 팬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본격적으로 날아오를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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