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팰리세이드, 'ALWAYS REMARKBLE' 빈말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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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차 팰리세이드, 'ALWAYS REMARKBLE' 빈말 아니네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2월 16일 0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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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디자인서 익숙함과 새로움 공존…현대차 라인업 새 지평 여는 모델 되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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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외관의 첫인상에는 기존의 친숙함과 새로움이 함께 묻어난다.

현대차 고유 캐스케이드 그릴과 함께 이전 SUV 라인업에서 볼 수 있는 얇고 날카로운 헤드램프 디자인이 눈에 띈다. 헤드램프의 경우 가로형 램프를 가로지르는 괄호 모양의 주간주행등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에서는 '악어의 눈동자'에서 이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 주간등은 비교적 큰 그릴과 함께 팰리세이드의 전면부의 웅장함을 더욱 강조한다.

측면부는 넓기도 하지만 수입차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국적인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 측면부에서는 국산 SUV에서 볼 수 없던 이국적인 감성이 느껴진다.
▲ 측면부에서는 국산 SUV에서 볼 수 없던 이국적인 감성이 느껴진다.
자동차 앞바퀴를 감싸는 부위(펜더)와 앞뒷문에 걸쳐 있는 사다리꼴 모양의 굴곡, 뒷바퀴 펜더의 짜임새가 좋고 차 크기를 더욱 부각시킨다. 창문 아래로 이어지는 은색 몰딩과 창문 위 루프를 따라 뒤쪽으로 이어지는 크롬 라인, 문 아래 은색 크롬 가니쉬는 측면부의 실루엣을 표현해 디자인이 질리지 않도록 해준다.

또 루프에서 후미등을 따라 급격히 휘어져 떨어지는 라인은 세련되면서도 차 측면부의 중간부분과 앞 부분이 차지하는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준다. 스포크 타입의 바퀴살 디자인은 알파벳 와이(Y) 모양의 굵은 바퀴살 5개가 원을 그리며 모여있어 단조롭지만 튼튼하다는 느낌을 준다.

▲ 후면부 하단. 싱글 머플러 두개가 붙은 것보다 큰 한개가 장착된 게 더 시원해보였을 듯 하다.
▲ 후면부 하단. 싱글 머플러 두개가 붙은 것보다 큰 한개가 장착된 게 더 시원해보였을 듯 하다.
팰리세이드의 후면부는 차명의 영어 철자가 부착돼있는 점 외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부위가 없다. 좌우 후미등이 있는 영역에서 루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는 세련되기 보다는 오히려 차 크기를 작아보이게 만드는 흠이 있다. 팰리세이드가 기아자동차 레저용차량(RV) 카니발과 나란히 달리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이 때 팰리세이드가 홀쭉해보였을 정도다.

승차감은 성인에게는 무난한 수준이다. 앞뒷문은 예상했던 것보다 가벼워 열고 닫는데 부담이 없다. 올라타거나 내려탈 때는 약간 높이가 있어 문 손잡이나 앞 좌석 시트를 잡을 필요가 있다. 유아들이 타고 내리기에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2열 좌석의 경우 3열로 넘어가는 발판이 2열 시트 옆에 위치해있어 키가 작은 아이들이 스스로 타기에는 어려워보인다.

▲ 대시보드 전경. 각종 요소들이 적절히 배치돼 단조로움을 해소한다.
▲ 대시보드 전경. 각종 요소들이 적절히 배치돼 단조로움을 해소한다.
대시보드는 세련되지 않았지만 넓은 면적임에도 시각적인 지루함을 덜 수 있는 요소들이 자리잡고 있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한 가니쉬가 함께 둘러싸고 동승석 앞에는 움푹 파인 굴곡에 체크 패턴 디자인이 적용돼있다. 대시보드 아래로 흐르는 선은 아래로 굽어져 있고 대시보드 위쪽 경계선은 위를 향해 구부러져 시각적인 확장감을 구현한다.

2열 좌석은 수동으로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시트 조절 손잡이를 제낄 때 시트가 앞으로 다소 강하게 접혀 어른도 등에 힘을 주고 시트를 조절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탑승할 경우 시트가 높은데다 시트가 접히는 힘이 세므로 보호자가 도와줄 필요가 있을 듯 싶다.

▲ 현대차 전기차 SUV에서 봐온 전자식 변속버튼이 적용돼 첨단성이 확보됐다.
▲ 현대차 전기차 SUV에서 봐온 전자식 변속버튼이 적용돼 첨단성이 확보됐다.
3열은 옆 벽에 부착된 버튼으로 시트 각도를 전동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3열 좌석의 경우 1~2열 좌석에 비해 가로폭과 세로폭이 좁다. 어른이나 청소년이 타기보다는 영유아가 카시트를 장착한 채 탑승하거나 그냥 타기에는 적합하다.

팰리세이드 2.2 디젤 모델은 쌍용자동차 동급 차량 G4 렉스턴 2.2 디젤 모델에 비해 주행 성능이 좋다.

▲ 방향지시등을 켰을 때 계기판으로 보이는 측후방 화면.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편리한 기능이다.
▲ 방향지시등을 켰을 때 계기판으로 보이는 측후방 화면.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편리한 기능이다.
브레이크페달과 가속페달의 답력이 중간 정도 수준이어서 적당한 압력으로 밟아도 차가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페달을 더 깊이 밟을 때 치고 나가는 느낌은 없지만 힘에 부치는 수준은 아니다. 가속력이 양호해 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할 경우 빠르게 달리는 상황에서 페달을 밟으면 쭉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시원시원한 주행감을 제공한다. 다만 페달을 갑자기 깊게 밟으면 잠깐 뜸을 들였다 가속이 된다.

시트가 넓고 차체가 안정적이어서 코너나 커브길을 지날 때도 왠만한 굽이로는 몸이 거의 움직이거나 흔들리는게 없을 정도다. 차선을 급하게 변경할 때도 몸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잘 잡아준다. 노면 충격이 탁월하게 흡수되는 편이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다소 빠르게 지나가도 운전석에서는 덜컹거리는 현상이 잘 완화된다. 2열이나 3열에서도 충격 흡수 수준이 나쁘지 않다. 

▲ 뒷좌석 레그룸은 매우 여유롭다.
▲ 뒷좌석 레그룸은 매우 여유롭다.
소음은 예상보다 훨씬 큰 편이다. 

속력이 높아질수록 중저속 구간에서는 엔진음이 점차 커지다가 일정 고속 주행 상황에서는 적당한 수준의 노면 소음과 맞물려 덜 들린다. 하지만 속력이 더욱 높아지거나 가속 페달을 급격하게 깊이 밟으면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약간 힘겨워한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물론 도심에서 정속 주행을 할 경우에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음량이다.

노면 소음은 획기적으로 잘 줄인다기보다 차가 크니까 멀리서 들리는 듯한 정도다. G4 렉스턴에 비해 크게 낫진 않다. 풍절음도 잘 들린다. 고속 주행 시 2~3열 좌석에서는 약간 들리는 수준이지만 운전석에서는 특히 창문에서 바람 소리가 크게 들린다. 에어컨을 세게 틀었을 때 송풍구에서 나는 바람 소리와 비슷한 정도다.

▲ 썬루프가 2개로 나뉘어 장착돼 개방성이 확보됐다. 다만 뒤쪽 썬루프는 열리지 않는다.
▲ 썬루프가 2개로 나뉘어 장착돼 개방성이 확보됐다. 다만 뒤쪽 썬루프는 열리지 않는다.

연비도 실망스럽다. 경기 용인시에서 출발해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문막IC를 찍고 경기 여주시 소재 세종천문대로 이어지는 68km 구간을 달렸다. 급제동이나 급가속은 거의 없었고 간혹 고속 주행을 실시했지만 의식적으로 관성력을 이용해 운행했다. 히터는 2~3단 세기로 30분 가량 켰다가 껐다. 

행선지에 도착한 뒤 기록된 연비는 8.1㎏/ℓ다. 2.2 디젤 모델의 공인 복합 연비가 타이어나 탑승 규모에 따라 11.8~12.6㎏/ℓ인 점을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가 나타났다. 그간 타온 현대차 차량의 실연비가 공인 연비보다 훨씬 잘 나왔던 것과 대조돼 아쉬운 부분이다.

▲ 3열 창문에서 보이는 바깥. 차량의 모든 창문이 시원하게 뚫려 있어 시계를 넓게 확보할 수 있다.
▲ 3열 창문에서 보이는 바깥. 차량의 모든 창문이 시원하게 뚫려 있어 시계를 넓게 확보할 수 있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에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새롭게 시도한 요소가 많아 참신하면서도 이질적이지 않다. 이는 오히려 다행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급격한 혁신보다는 점진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어서 기존에 현대차를 경험해본 소비자들이 팰리세이드가 제공하는 기능과 감성에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을 듯하다.

다만 팰리세이드가 경쟁 모델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팰리세이드의 선택사양의 경우 패키지 형태로 묶여 있는 경우가 일부 있다. 고객마다 필요한 사양이 달라 패키지 속 한 가지 기능만 원하더라도 다른 불필요한 옵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 2~3열을 모두 접은 모습. 캠핑카로서 활용성도 충분히 갖췄다.
▲ 2~3열을 모두 접은 모습. 캠핑카로서 활용성도 충분히 갖췄다.
그렇더라도 팰리세이드는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디자인이나 기능에 있어 '늘 인상적인(always remarkable)' 매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차 기대대로 팰리세이드가 국산 대형SUV로서 국내외 시장에서 지평을 새롭게 열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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