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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로그’ 단물 빠진 르노삼성, 앞길 첩첩산중

신차 라인업 부재, 신차 배정 계획 불투명, 임단협 난항 등 각종 악재에 고심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12월 06일 오전 8시 2분
▲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전경.
▲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전경.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신차 라인업 부재, 로그 수출량 감소 등 악재를 만나 국내·외 판매실적이 급감했다. 이에 더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 닛산-로그 얼라이언스 갈등 등 외생 변수까지 겹쳐 내년 전망에도 암운이 드리운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1~11월 국내·외 판매실적 25만293대를 기록했다. 내수 실적과 수출량 각각 9만584대, 15만9709대로 집계됐다.

도미니크 시뇨라 회장은 지난 2월 신년 간담회에서 올해 판매 목표를 ‘내수 10만대, 수출 17만대’로 제시했다. 실제 판매량은 판매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애초에 기준을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낮게 잡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의 올해 내수 목표는 작년(12만대)에 비해 2만대 가량 줄었다. 

개별소비세 혜택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받은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르노삼성의 올해 상반기 판매대수는 4만920대로 전년동기(5만2882대) 대비 22.6% 감소했다. 반면 개별소비세 혜택이 적용된 올해 하반기 판매대수는 3만8644대로 작년 같은 기간(3만7702대)에 비해 2.5% 증가했다. 

상대적인 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르노삼성의 내수 실적은 여전히 국내 완성차업체 중 꼴찌다.

그나마 수출에서는 선방했다. 르노삼성은 올해 수출 목표를 작년 목표 14만대보다 3만대 늘렸다. 그럼에도 올해 르노삼성의 ‘수출 효자’ 닛산 로그가 실적을 견인해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달 수출량이 작년 12월 수출량 1만8539대에 비해 44.5% 이상 감소하지만 않으면 연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최근 르노삼성 수출 감소폭이 확대되는 점은 심상치 않은 요소다. 르노삼성의 전월 대비 수출 감소폭은 10월 22.0%에서 11월 41.6%로 악화했다. 닛산 로그 수출량의 전월 대비 감소폭도 지난 10월 5.8%에서 지난달 8.8%을 기록하며 하락세가 강해지고 있다.

르노삼성의 둘러싼 대내·외적 변수가 여럿 존재해 내년 실적 전망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르노삼성은 내년 이후 국내 시장에서 판매할 신차 라인업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내수 실적 개선에 대한 시장 기대를 전혀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다른 국산 완성차업체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쌍용자동차는 적자와 구조조정 여파에 여전히 허덕이면서도 렉스턴 스포츠 롱바디, 코란도C 후속모델을 내놓아 반등을 노리고 있다. 경영정상화 난항을 겪는 한국지엠도 향후 5년 간 신차 15종을 선보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균열 양상이 충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점 또한 르노삼성의 향후 수출 실적을 좌우하는 신차배정에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지난 2011~2015년 기간 동안 닛산 유가증권보고서에 본인 보수를 실제보다 500억원(50억엔) 가량 축소시켜 기재한 혐의로 일본에서 체포됐다. 2000년 닛산 회장에 부임한 뒤 2016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를 결성해 부흥을 이끈 곤 회장이 이번 혐의로 회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기업 간 동맹이 와해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르노와 닛산의 관계가 요원해질 경우 르노삼성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얼라이언스 기업 중 닛산 제품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동맹 균열에 따라 닛산의 우수한 모델을 배정받지 못하면 르노삼성 사업은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닛산 본사는 현재 내년 하반기 이후 신차 출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아프리카 및 중동, 동남아 지역을 겨냥한 주력모델로 픽업트럭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차종을 내세운 만큼 관련 모델이 배정받는 것이 르노삼성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들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최근 2년 간 닛산 로그 수출량이 지속 하락해 르노삼성에 대한 위기의식이 가중되고 있다. 닛산 수출량은 작년 12만3202대로 2016년(13만6309대) 대비 9.6% 감소했다. 올해 1~11월 수출량(10만68대)도 작년 같은 기간(10만9696대) 대비 8.8% 줄었다.

닛산·로그 동맹이 유지되더라도 르노삼성의 올해 임단협이 난항을 겪고 있어 인기 신차를 배정받는데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르노삼성이 경쟁력 있는 신차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유일한 생산공장인 부산공장의 생산효율성이 입증돼야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2014년 닛산 로그를 위탁 생산할 당시에도 100억원 이상을 생산 현장에 투입하고 글로벌 사업장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점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현재 르노삼성의 기존 노조 집행부 임기가 끝나고 지난달 초 새 집행부가 선발돼 이달부터 운영되기 시작해 임단협 진전이 쉽지 않은 상태다. 르노삼성은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지만 업계에서는 2015년 이후 3년 만에 해를 넘겨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맹이 유지되고 임단협이 제때 타결하더라도 한국의 원화강세 등 외생변수의 영향으로 한국 사업장 매력도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상 환경의 변화로 원화 강세가 이어지는 동시에 부산공장과 경쟁하고 있는 규슈공장이 위치한 일본 정부의 엔화가치가 하락하는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국내 생산차량의 생산단가를 높여 결과적으로 부산공장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 될 소지가 크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르노삼성이 닛산 로그 후속 모델을 배정받기 위해 나름의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로그와 대등한 물량을 앞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 수요 둔화로 1~2년 간 실적 향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르노삼성도 마찬가지”라며 “르노삼성은 사업에 대한 중대한 결단을 내릴 입장이 아닌 상황에서 불필요한 인력을 축소하고 임금을 동결시키는 등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은 현재 직면한 현안들에 대한 향후 계획을 조속히 마련해 대응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현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공개할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최근 출시한 SM6 프라임, 마스터 등에 대한 국내 시장 반응은 괜찮은 편”이라며 “향후 신차 계획, 임단협 타결 등에 대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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