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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의 밑줄긋기] 한국지엠 ‘아픈 손가락’ 비정규직 근로자, 해법 없나

근로자·사측·국가 모두 머리 맞대고 상생 모색할 때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09월 12일 오전 8시 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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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올해 초 철수설로 진통을 겪은 한국지엠이 각종 마케팅과 사회공헌활동에 공을 들이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비정규직 근로자 불법파견 문제가 불거지며 또 다시 발목이 잡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9일 인천 소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일해 온 비정규직 근로자 888명이 불법파견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지엠이 협력사 소속인 이들을 사실상 지휘하며 생산 공정에 투입시켰다는 판단이다.

앞서 지난 5월 고용부가 마찬가지로 불법파견이라고 판단한 한국지엠 창원공장 근로자 774명을 포함하면 한국지엠에 불법파견된 비정규직 직원은 1662명에 달한다.

고용부는 창원공장 불법파견 판단에 따라 현재 총 77여억원 과징금이 부과되고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채용 등 시정명령을 내렸다. 부평공장에 대해서는 검찰의 검토를 기다리는 중이다. 

하지만 한국지엠 사측은 현재 창원공장에 대한 앞선 고용부의 시정명령도 따르지 않고 버티고 있다. 

한국지엠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받아들일 여력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은 지난 5월 극적인 노사 합의를 거쳐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지엠 본사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아 최악의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경영 정상화는 요원하다. 한국지엠의 지난 1~8월 국내외 차량 판매실적은 30만6500대로 전년동기(36만1700대)대비 15% 줄었다.

한국지엠으로선 지엠 본사와 정부로부터 받은 거대한 규모의 지원을 계획대로만 조심스럽게 써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원 규모는 7조7000억원에 달해 시장 이목이 집중된데다 한국지엠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지원하기로 결정한 8000억원에는 국민의 혈세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지원 계획은 10년에 걸쳐 중장기적으로 이뤄진다. 현 시점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활용하기 위해 정상화 궤도를 수정하는 것은 이해 관계자 입장 조율이나 소모 비용 등을 고려하면 적잖은 부담이다. 한국지엠 소속이 아닌 비정규직 직원들의 처우 문제는 경영 정상화 안건에서도 배제됐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비정규직 문제를 풀기 위해 판례를 들추거나 과거에서 교훈을 얻으려하고 있지만 실정이 달라진 현 상황에서 묘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자신과 가족이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기대거나 비빌 데 없이 오랜 기간 노동력을 제공해온 한국지엠에 눈물과 분노로 호소하는 길 밖엔 남은 수단이 없다. 이에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 어려움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상황을 타개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지엠 사측이 지난 5월 열려던 경영 정상화 기자간담회나 사측과 정규직 노조가 지난 7월 진행하려던 5차 고용안전특별위원회를 무산시킨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다.

비정규직 사태를 두고 업계에서는 시간이 약이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흐르는 시간만큼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 사태가 더욱 악화하기 전에 사태의 이해당사자들 모두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금과는 다른 전향적인 태도로 고민할 필요도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투쟁 일변도의 행보를 멈추고 사업자와 상생할 수 있는 지혜를 발굴하기 위해 한국지엠과 정부와 적극 소통해야 한다. 한국지엠도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중시되는 덕목인 협력을 되새기고 틀에 갇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사안을 대할 필요가 있다. 국가도 정책 기조에 휘둘려 경직되지 말고 좀 더 유연하게 사태를 바라보며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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