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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혁의 증권맨] ‘매수 일색’ 리포트, 책임감 있는 소신 있어야

윤재혁 기자 dkffk3318@cstimes.com 기사 출고: 2018년 07월 30일 오전 8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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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윤재혁 기자] #. 대학교 학비 마련을 위해 난생 처음 주식투자에 나선 A씨(24)는 지난 6월 말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제공하는 증권사들의 리포트가 대표적인 조선주 삼성중공업에 대해 입을 모아 ‘매수’ 의견을 낸 것을 보게 됐다.

리포트는 해당 종목이 올해 2분기 실적 부진이 전망돼 목표주가 하향 조정은 필요하지만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며 매수를 권했다. 이에 A씨는 해당 종목을 사기로 마음을 굳히고 7월 초 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약 한 달 후 A씨는 매수한 종목의 주가가 급락한 것을 보았다. 급한 마음에 매도에 나섰지만 평가 손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되돌릴 수 없었다.

위 사례의 투자자가 간과한 것이 있다면 매수 외에는 찾아보기 힘든 국내 증권사 리포트 생태계에서 매수 의견만을 보고 삼성중공업 주식을 샀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리포트는 해당 증권사에 소속된 애널리스트들이 작성한다. 이들은 투자자에게 향후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회사를 찾아 매수를 추천하고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회사에 대해서는 중립이나 매도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들에 의해 제공되는 리포트는 중립과 매도 의견이 극히 축소된 오로지 매수 일색의 리포트 뿐이다. 커버리지(종목 분석)를 전개하는 회사에 악재가 터져도 ‘주가에 제한적’이라거나 ‘모멘텀은 부족하지만 저평가 매력은 부각 중’ 등의 이유로 매수를 권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반쪽짜리 리포트’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 리포트의 투자의견은 매수를 중립으로, 중립을 매도로 보는 것이 올바른 해석 방법”이라는 조롱섞인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리포트는 분석 기업의 주력 사업과 기업이 포함된 섹터에 영향을 주는 특성 등을 참고하기 위한 용도”라는 말도 나온다.

오로지 매수 일색인 리포트 생태계가 지속되다 보니 간간이 터지는 외국계 증권사에서 나오는 중립 혹은 매도 의견의 파급력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올해 초 셀트리온이 도이체방크와 노무라증권의 매도 의견으로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했다. 또 앞서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모건스탠리와 CLSA증권의 중립과 매도 의견에 급격히 흔들렸다.

극성 투자자들과 커버리지 회사의 항의로 애널리스트들이 가감없이 매도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기 어려운 점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이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문제다.

기존 투자자들을 비롯해 새롭게 주식투자에 나선 사람들이 전문가가 낸 투자의견을 불신하게 되면 소위 ‘찌라시’ 등의 불명확한 정보에 의존하는 주식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건전한 투자가 줄고 거품이 낀 사례가 늘어나게 돼 결국 증시 자체 부담을 줄 수 있다.

물론 투자에 대한 판단은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증권사 리포트가 투자 동기와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책임감 있는 의견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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