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도 최근 몇 년간 버거 사업에 대한 '의욕'을 보여왔다. 지난 2011년 첫 론칭한 버거 브랜드 '자니로켓'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후 7년이 지난 2018년, 신세계푸드는 새로운 버거 브랜드 '버거플랜트'를 새롭게 론칭했다.
오픈 소식을 접하고 처음 든 생각은 "자니로켓이 있는데 굳이…?"였다. 자니로켓이 처음 목표와 달리 확장 속도가 더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랬다.
우선 버거플랜트는 자니로켓과 태생부터 다르다. 자니로켓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본사를 둔 글로벌 브랜드라면, 버거플랜트는 신세계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첫 버거 브랜드다. 신세계푸드가 급식 케이터링 사업을 운영하며 얻은 식자재 유통 노하우를 발휘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버거플랜트는 신세계푸드가 13번째로 론칭한 전체 외식 브랜드이기도 하다.
버거플랜트 매장은 매주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센터 1층에 위치해있었다. 좌석은 40~50석 규모로 크지는 않았지만, 테스트 매장인 점을 감안하면 제법 깔끔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이었다.
매장 왼쪽에는 최근 오픈하는 보통의 프랜차이즈 매장들과 마찬가지로 무인계산대(디지털 키오스크)가 마련돼있었다.
이곳에서 먼저 가격을 확인한 후 깜짝 놀랐다. 기본 메뉴인 '플랜트버거' 단품이 3900원, 감자튀김과 콜라가 함께 나오는 '플랜트세트'가 4900원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 모든 세트메뉴들이 4000~6000원대로 형성돼 있었다.
쉐이크쉑이나 자니로켓의 세트메뉴 가격이 1만2000~1만5000원 사이에 형성된 것을 감안하면 확연하게 낮아진 몸값이다.
자니로켓이 고전한 것은 쉐이크쉑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과 인지도가 모두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래도 버거플랜트는 우선 가격은 잡고 들어가는 셈이다.
사이드 메뉴인 감자튀김은 1500원, 여기에 치즈가 올려지면 3500원이다. 이밖에 치즈스틱, 핫윙, 샐러드 등 구색도 다양했다.
우선 비주얼은 합격이었다. 노릇하게 구워진 번과 토마토, 양상추가 눈을 흐뭇하게 했다.
가격을 생각하면 맛도 쉐이크쉑에 뒤쳐지지 않는다. 특히 번이 예술이었다. 보통 번은 수분을 먹으면 눅눅해지는데 식감이 바삭하면서 말랑말랑했다. 신세계푸드가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케이터링사로 참가했을 당시 선수들에게 극찬을 받았던 번이라고 한다.
패티에서는 맛있게 구워지면 느껴지는 '불맛'이 났다. 기름기가 빠졌는데 그렇다고 퍽퍽하지는 않았다. 양상추의 양도 적당해서 전반적으로 맛이 느끼하지 않다.
정용진 부회장도 최근 버거플랜트 메뉴를 시켜 먹고 "빵에 비해 패티가 크다"라는 피드백을 줬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유명 패스트푸드점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 것을 떠올리니 파격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 문제로 신세계 계열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 등에만 입점했던 자니로켓과 달리 버거플랜트는 일반 오피스 상권이나 대학가에 들어서도 손색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문에 무인계산대가 더 들어서도 될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주문이 밀려 점포가 다소 혼잡해졌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의 첫 자체 버거브랜드인 버거플랜트는 내년부터 가맹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경쟁이 포화된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취하고 고객과 예비 창업주들을 만나게 될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