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표류' 현대중공업, 노조 리스크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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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표류' 현대중공업, 노조 리스크 어쩌나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1월 18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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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합의 가결' 분할 3사는 발만 동동

현대중공업 서울 율곡로 사옥.jpg

[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2년을 끌어온 현대중공업(사장 강환구)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새해에도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 절벽으로 매출 10조원대로 떨어진 현대중공업은 올해도 비우호적인 업황 속에서 노조 리스크에 발목잡혀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이하 노조)는 지난 15일 사측에 추가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사측은 다음날 이를 거부했다. 이후에도 노조는 사측에 지속적으로 교섭을 촉구하고 있으나 아직 사측은 교섭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29일 2년치(2016, 2017년) 임단협 잠정합의를 이끌어냈으나 지난 9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이후 노조는 지속적으로 교섭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추가교섭을 위한 여론 수렴을 진행하는 동시에 교섭을 열어 부결에 따른 노사의 입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매일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한편 교섭장에 나가 사측의 교섭참여를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상황의 변화 없는 추가교섭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잠정합의안은 회사가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며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노조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더 이상의 교섭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경우 노조의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노조는 파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 파업이 실제 일어나더라도 임단협이 타결되기까지 과정은 지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려운 회사 상황상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잠정합의안도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상당 부분 출혈을 감수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현대중공업 노사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현대중공업 노조와 달리 조합원 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을 가결한 분할 3사(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현대일렉트릭시스템) 노조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4사 1노조 규정상 지부 전체 사업장의 가결이 완전타결의 전제조건'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규약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분할 3사가 동시에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 이로 인해 분할 3사는 협상을 끝내놓고도 현대중공업 노사가 새로운 잠정합의안을 만들어 가결시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추후 현대중공업 노사의 합의결과에 따라 현재 잠정합의안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협상을 끝내고 협약 타결에 따라 지급받게 될 성과급 등을 기대했던 분할 3사 조합원 입장에서는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회 설립 추진' 등을 당근으로 제시하며 분할 3사 노조원들을 달래고 있지만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분할 3사 조합원들의 불만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추후 노-노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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