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주식투자 급증… 피해 우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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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서 주식투자 급증… 피해 우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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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 띄는 종목에 투심 높아… 제약·IT 업종 중심 추격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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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윤재혁 기자] 증시 활황에 빚을 내 주식하는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기준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9조432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10월 말 신용융자 잔고가 8조782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 달이 채 안 돼 6508억원 증가한 것이다.

신용융자거래는 증권회사가 투자고객으로부터 일정한 증거금(신용거래보증금)을 받고 주식거래의 결제를 위해 매매대금을 빌려 주는 것을 말한다.

시장 별로 신용융자거래 잔고를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6326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4조8002억원이 집계돼 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시장보다 1676억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융자 비중이 10%를 넘는 종목도 속속 등장했다. 코스닥 상장사 중 신용융자 비중이 10%를 넘는 종목은 홈캐스트, 투비소프트, 화진, 빅텍, 와이엠씨, 오스템 등 6개 종목에 달했다. 9%를 넘는 곳도 9곳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명문제약, 에이엔피, 우리들제약 등이 8~9%대 잔고비율을 보였다.

이는 코스닥 시장이 780선을 돌파하는 등 단기 고점 장세를 띄자,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차익을 노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코스닥 시장을 주도하는 제약∙바이오주의 업종에서 이 같은 현상이 강하다.

코스닥 시장에서 빚내서 주식투자하는 게 성행하는 업종들은 주로 제약∙바이오주다. 제약∙바이오주 업종 특성상 실적보다는 이슈나 테마 등에 의해 강세를 보여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더불어 연기금의 투자 비중 확대 소식, 일부 제약∙바이오 종목군의 임상 결과 발표 시기 임박 등이 투자자들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주가 속한 제약업종 지수는 지난 달 대비 20% 넘게 상승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일 종가 기준 거래대금은 지난달 대비 133.07% 증가한 1조9219억원, 거래량은 279.94% 오른 87만993주를 기록했다.

IT주도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 대상이다.

4차산업혁명에 맞물려 내년 증시도 IT∙반도체 관련주가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투자자들의 손이 분주해졌다. 20일 종가 기준 반도체주의 주가는 지난달 대비 10%가까이 상승했다. 거래대금은 지난달 대비 126.77% 증가한 5179억원, 거래량은 132.17% 늘어난 84만5488주를 기록했다.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금액이 급증하자 업계에서는 우려의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빚을 내 주식투자하는 기조가 성행할수록 개인 투자자들이 작은 충격에도 치명상을 입게 된다. 더군다나 최근 시장이 가쁘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도중 조정을 받게 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로 연결됨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시장의 저성장 국면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연도별 단기 고점 형세의 추이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15년 들어 코스닥 지수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7월 20일 788.13포인트로 연중 최고점을 달성한 이후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증시가 급격한 상승세를 띄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을 때 지난 2015년의 사례가 시사하는 점은 크다"며 "하락세가 나타날 경우 투자자들은 반대매매를 시작해 지수 하락에 부채질을 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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