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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유도하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양채열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admin@cstimes.com 2017년 10월 26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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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는 차량 등을 골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1억 원 넘는 보험금을 챙긴 '보험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김 씨 등은 주·정차한 차량을 피해 중앙선을 넘은 차에 충돌한 뒤 병원에 입원하는 식으로 보험금 1억100여 만원을 타낸 혐의를 받는다(연합뉴스 2017.03.22.).” 전형적인 고의 교통사고를 이용한 보험사기 사건에 대한 기사다.

사고를 낸 중앙선 침범 운전자가 실제로는 보험사기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선 침범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중과실로 형사처벌되기 때문에 경찰신고를 꺼리며 보험사기범에게 합의금까지 지불하게 된다. 보험사기범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을 악용해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사기 행각을 벌이는 것이다. 

편도 1차선 도로에 (차량 안에 운전자도 없이 불법으로) 주차하고 있는 차량이 교통방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앙선을 넘어서 운행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때 보험사기범은 중앙선을 침범한 운전자와 고의로 사고를 일으키고, 중과실에 대한 형사처벌의 약점을 악용해 높은 합의금을 요구한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중앙선 침범에 대한 형사처벌 때문에 보험사기범이 범행을 시도할 정도의 고액의 합의금을 확보할 수 있으며, 또한 공식적인 사건처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보험사기 적발도 힘들어지게 된다. 즉, 현재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른 중앙선 침범에 대한 형사처벌이 고의사고유발 보험사기의 하나의 요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선 침범을 지금처럼 강한 형사처벌로 보험사기 피해자의 협상력을 과도하게 약화시키지 말고, 오히려 처벌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형사처벌 대신 민사상 처리로 전환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민사적인 손해 발생액과 약간의 위자료만을 보상하게 하고, 추가적인 형사처벌을 부과하지 않도록 개선하면 운전자는 많은 합의금을 지불하지도 않고 보험사기 의심 시 신고도 더 잘하게 될 것이며 고의사고에 의한 보험사기도 줄어들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보험사기범죄의 발생을 억제하는 긍정적인 효과와 중앙선 침범 행위가 증대하는 부정적인 효과의 균형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현재상황은 대부분의 사람이 불가피하게 위반하게 되는 법규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수준이 사회적 최적보다 과다하게 높다. 모든 중대법규위반 사고에 대한 처벌수위를 완화하자는 것은 아니다. 

편도 1차선 도로에 불법주차하고 있는 차량 때문에 교통방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중앙선을 넘어서 운행해야하는 경우처럼, 즉 그 사회에서 가장 선량한 사람도 조금만 부주의하면 부득이하게 법규를 위반하여야 하는 상황에 대하여는 그 처벌을 낮추자는 것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과다처벌 때문에 그 부작용이 더 큰 분야를 파악하여 법규개정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운전자 본인의 자발적 선택인 음주운전은 합동단속 등을 통한 법적인 처벌 강화는 물론이고, 교육 등을 통하여 음주 운전자에 대한 윤리적 제재를 병행하여 처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양채열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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