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카뱅, 추가 실탄 확보에도 여전한 목마름...해법은?
상태바
케뱅·카뱅, 추가 실탄 확보에도 여전한 목마름...해법은?
  • 우선미 기자 wihtsm@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8월 15일 09시 40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가 유상증자는 필수…은산분리가 발목
251163_228633_4625.jpg

[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인터넷 전문은행 1,2호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자본확충에 나섰다. 높은 인기에 비해 자금력이 딸렸던 두 회사가 추가적인 실탄 확보에 나선 셈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1000억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이에 따라 출범 당시 2500억원, 3000억원이었던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각각 3500억원, 8000억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이번 자본 확충으로도 기존 은행들과 전면전을 벌이기는 무리라는 것이 은행업계의 중론이다. 하반기 대출 수요 증가로 추가 유상증자가 예상되는 데다 은산분리 원칙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 인기몰이의 이면엔? 유동성 '보릿고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출범과 동시에 인기몰이에 나섰다. 비대면 거래를 통한 쉬운 대출, 기존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적금 금리를 내세운 영업방식이 먹힌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 국내 1호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하면서 지난달 말까지 120일 만에 개설계좌수 50만개, 수신액 6900억원, 여신액 63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2호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이보다 훨씬 더 큰 돌풍을 일으켰다. 영업 2주 만에 200만 계좌를 돌파하면서 수신액 9960억원, 여신액 7700억원을 뛰어넘었다.

두 회사 모두 폭발적인 대출액을 감당하지 못할 지경까지 이르자 대출 중단, 금리 조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지난 7월 1일부터 직장인 신용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자기자본금 3000억원으로 시작한 카카오뱅크의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BIS 자기자본비율 20% 유지 시 대출은 8000억~1조원 실행이 가능하지만, 이미 이달 8일 대출 7700억원 달성 이후 대출가능액을 거의 소진했다. 이에 신용등급별 대출 한도 축소 및 금리 조정을 발표한 상태다.

◆ 대출 정지·금리 조정 사태…조기 유상증자 단행

두 인터넷은행은 결국 조기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갓 출범한 은행에게는 자본금이 영업의 가장 중요한 밑천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재 자본금 수준에서 여신이 계속 늘어나면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없다. 

현행 은행법상 인터넷전문은행은 BIS 비율을 최소 8%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 2019년 이후에는 시중은행이 적용받는 BIS 비율 12%를 적용받게 된다.

케이뱅크는 보통주 및 무의결권 전환주 발행을 통해서 1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할 예정이다. 이번 증자를 통해 대출 4000~5000억원 수준으로 추가 영업을 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뱅크는 보통주 발행을 통해 5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할 예정이다. 이로써 2조원~2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대출이 가능해진다.

◆ 하반기 대출 확대 전략…추가 유상증자 필수

하지만 은행업계에서는 유상증자로 급한불은 껐지만 자금난은 단 한 번의 유상증자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이번에 유상증자를 마친 후 BIS 자기자본비율을 20%로 유지할 경우 최대대출금액은 각각 1조2095억원, 3조4595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하반기 두 은행이 모두 소호대출,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의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여신 수요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케이뱅크는 연말께 1500억원의 추가 증자를 계획하고 있고, 카카오뱅크 역시 상황에 따라 지속적인 증자를 논의할 계획이다.

◆ 풀리지 않는 '은산분리 원칙'…케뱅이 더 불리

은산분리 원칙도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은 은행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은 이 중 4% 이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현재 국회에는 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50%까지로 늘리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들과 34%까지 허용하고 5년마다 재심사 받게 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안 등이 상정돼 있다. 이들 개정안은 9월 정기국회가 열리면 논의될 전망이다.

KT가 이끄는 케이뱅크는 KT의 보유지분이 8%에 불과해 은산분리 원칙 완화가 절실하다. 주주들의 부담을 고려해 유상증자도 이번에 1000억원, 연말이나 내년 초 1500억원 등으로 나눠서 해야 하는 실정이다.

반면 카카오가 10%,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뱅크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출 증가 속도를 봤을 때, 다시 추가 증자를 논의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은산분리 규제가 인터넷은행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