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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생명 빼앗아가는 다국적기업의 이중기준, 국제표준으로 막아야

문은숙 소비자와 함께 공동대표 admin@cstimes.com 2017년 08월 02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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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비도덕적인 이중기준으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는 줄지 않고 있다. 다국적기업의 이중기준과 그로인한 소비자 피해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자국에서는 금지한 독성농약을 사용해 수출하는 농산물, 유통기한을 다른 나라에서 팔 땐 2배 늘린 가공식품, 자국에서 사용하지 않는 색소 넣은 음료를 기준이 허술한 후진국에 판매하는 기업들... 개별 국가의 법규로는 이런 다국적기업의 비도덕적 행위를 막기 어렵다. 도리어 자국 이익을 위해 부추기는 정부도 있으니 말이다.  
 
다국적기업의 이중기준을 막기 위해 소비자단체들이 눈을 돌린 곳이 바로 국제표준화 현장이다. ‘국제표준’이 이중기준을 적용하는 비도덕적인 기업의 행위를 견제하고, 취약한 소비자의 이중피해를 방지하는데 효과적인 소비자정책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디지털화된 시장에서 국가 단위의 소비자법제는 소비자를 보호하는 데 한계에 도달했다. 또 기업 고객정책의 격차가 글로벌 디지털소비자 보호의 장벽이 되곤 한다. 소비자보호법제와 기업고객정책의 국가 간 격차나 상이한 기준으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 국제표준일 것이다. 

전 세계 교통사고 사망자는 매년 130만 명이다. 수원이나 울산 인구 정도가 매년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셈이다. 엄청난 규모다. 그런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교통사고 사망자의 93%가 저개발국가와 개도국( low and middle income countries)에서 발생한다. 이들 국가의  차량 소비는 전 세계의 약 절반가량(54%)에 불과한데사망률은 배 이상 높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교통사고 사망률이 특히 높다. 

취약한 도로교통 인프라, 허술한 교통법규 등이 원인이겠지만 국제표준화기구 소비자정책위원회(ISO Consumer Policy Committee)가 주목한 원인은 ‘자동차 제조사의 이중기준’이다. 안전하게 만든 차량은 심각한 부상의 위험을 줄여 사망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동차 제조안전기준에 수많은 생명이 달려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UN은 차량 안전규정을 내놓고 ISO는 차량 안전관리국제표준을 만들어 전자제어 주행안정장치(ESC), 에어백과 안전벨트 등의 의무 장착을 권고하고 있다. 

선진 국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에어백, 안전벨트와 같은 안전장치를 차량에 장착하도록 의무화하였지만 저개발 국가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런데 선진국의 자동차회사들이 저개발 국가에 안전벨트, 에어백 등 안전장치 없는 차량을 팔고 있다. 자국에서 팔 땐 안전벨트, 에어백을 장착하지만 저개발국가에선 의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안전장치를 장착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 자동차회사들도 안전이 허술한 자동차를 팔아 저개발국가 소비자단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저개발국가 소비자들은 생명을 지키는 안전장치가 없어도 되는 것인가? 수입하는 국가에서 의무가 아니면 생명보호장치를 장착하지 않고 팔아도 되는 것일까?    

소비자의 피해를 구제하는 데 있어서도 이중기준은 큰 걸림돌이다. 어린이가 사망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던 이케아 서랍장이 다국적기업의 비도덕적인 이중기준을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이다. 미국에서 어린이 세 명의 사망 사고를 초래한 이케아 서랍장은 2016년 6월에 미국 산업표준(ASTM F2057-14) 성능요건 부적합 판정을 받아 리콜 되었다. 그러나 어린이 안전사고는 미국 뿐 아니라 한국, 중국 등지에서도 발생했다. 

동일한 서랍장의 전도사고가 여러 국가에서 발생했지만 이케아는 일부 나라에서만 리콜을 실시했다. 북미와 중국에서는 리콜한 이케아가 우리나라에서는 벽에 고정만 하면 문제가 없다며 리콜을 거부했던 것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이 미국 산업표준을 서둘러 우리나라 예비안전표준으로 도입하고서야 이케아 서랍장을 리콜 할 수 있었다. 안전 이중기준에 대응할 국제표준화의 중요성을 절감한 사건이었다.    

지난 5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39차 ISO 소비자정책위원회 총회가 열렸다. 동남아시아지역에서 열린 만큼 이 지역 소비자들의 최대 안전이슈 중 하나인 ‘도로안전(road safety)’이 총회 워크숍 주제로 채택되었다. 자동차회사의 이중기준에 대한 동남아시아 소비자단체들의 불만이 높았다. 총회에 모인 각 국 소비자대표들이 내린 결론은 ‘소비자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이중기준을 막기 위한 안전기준의 국제표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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