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들 팔 걷은 '채용 확대' 불안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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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들 팔 걷은 '채용 확대' 불안한 속사정
  • 김재훈 선임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6월 02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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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슈'는 '늦었다'와 '이슈'를 결합한 합성어입니다. 이른바 '한물간' 소식들 중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최신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도 제시합니다. 놓치고 지나간 '그것'들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예정입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 왼쪽부터, 자료사진)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 왼쪽부터,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선임기자] 취업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신규채용 확대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인데요.

"고용이 최고의 복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가장 우선은 일자리 창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금융지원 확대로 일자리 창출에 앞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현대·기아차 등 일부 기업들은 채용 박람회를 여는 등 인재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청년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는 조사결과를 감안하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는데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확대 정책에 따른 화답으로도 풀이됩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대폭 전환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무조건 비정규직은 안 된다는 인식은 현실에 맞지 않다…(중략)…사회 각계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이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의 최근 작심발언입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현 정부에 반기를 든 것으로도 비쳐집니다. 흥미로운 것은 기업들의 반응인데요.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식의 공감이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새 정부 초반 미운털 박힐까를 염려한 나머지 속내를 숨기고 있다고 보면 틀림 없을 것 같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비용부담으로 압축할 수 있는데요. 예고되고 있는 각종 산업규제의 반대급부적 경영 숨통이 좀처럼 트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추가 이윤창출이 담보 돼야 채용유연성이 확보된다는 논리입니다.

"일자리 창출은 당장이라도 어렵지 않다. 다만 그 질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공통의 숙제다. 새 일자리나 정규직 전환 모두 비용출혈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 돈을 더 벌어야 가능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업들에 대한 규제는 강화될 조짐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현실이다."

재계 관계자의 푸념입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해서일까요. 정부는 고삐를 더욱 바짝 고쳐 쥐었습니다.

"문재인 경제정책을 'J노믹스'라고 얘기하는데 이는 일자리로 시작해서 일자리로 완성된다. 성장·일자리·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겠다. 과다하게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대기업에는 부담금 부과를 검토하겠다."

일자리위원회 이용섭 부위원장의 1일 강조입니다. 정부와 재계가 '힘겨루기' 대척점에 설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채용시장 온기가 빠르게 식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구직자와 정규직 전환 희망자들의 몫입니다.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고충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기업 525개사의 81.7%가 '채용을 후회한 직원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업무속도가 느리거나 업무 태도 불량 등 크고 작은 현실에 신음하고 있다고 합니다. 채용문을 활짝 열기 힘든 실정으로 해석되는데요.

글로벌 경쟁력 저하와도 직결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습니다.

정책적 뒷받침이 없는 '밀어 붙이기 식' 채용시장 확대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때리면 맞아야지 별 수 있나. 다만 당근도 던져줘야 기업 입장에서 채용을 하든 정규직으로 전환을 하든 흥이 날 것 아닌가. 올바른 방향을 잡기 위한 (재계의) 목소리를 정부가 들어줬으면 한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의 언급입니다.

'대화가 필요해. 우린 대화가 부족해. 서로 사랑하면서도 사소한 오해 맘에 없는 말들로 서로 힘들게 해.'

지난 2002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혼성그룹 '더 자두'의 '대화가 필요해' 가사 일부입니다. 정부와 기업들 사이에 당장 필요한 그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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