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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원의 볼록렌즈] 결국 화근이 된 강만수의 ‘노욕(老慾)’

경제수장 거치고 정년 넘겨 산업은행장…당국 관리감독 ‘전무’

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 기사 출고: 2016년 08월 03일 오후 1시 51분
   
 

[컨슈머타임스 윤광원 기자] 강만수(姜萬守). 이명박(MB) 정부시절 관료 출신으로는 최고의 실세.

그가 검찰수사의 표적이 됐다. 산은금융그룹 회장 겸 한국산업은행장 시절,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의 남상태·고재호 전 사장에게 압력을 넣어 친분 있는 인사가 운영하는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게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강만수는 과거 ‘모피아(재무부+마피아)’의 상징 같은 인물이다. 금융과 세제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쳐 재정경제원 차관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 1998년 외환위기를 막지 못해 공직을 떠나야 했다. 그래도 ‘꿀보직’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잘 나갔다.

2000년부터 그는 몇 년간 ‘야인(野人)’ 생활을 해야 했다. 디지털경제연구소 이사장이란 명함이 있었지만, 사실상 소망교회 2층 계단밑에서 혼자 지냈다.

그 소망교회에서 그는 MB를 만난다.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MB가 서울시장이 되면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으로 공직에 복귀한 그는 2007년 대선 당시 MB의 경제공약 만들기를 총괄했다.

그리고 MB가 대통령이 되면서 2008년 정부의 경제정책 최고 수장인 기획재정부장관으로 과천청사에 ‘금의환향’했다. 눈물을 삼키며 관가를 떠났던 그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강만수는 그냥 장관이 아니었다. MB정부 초기 경제부처 장·차관과 주요 기관장의 인사를 좌지우지했고, 자신이 책임질 일을 당시 최중경 제1차관(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대신 물러나게 함으로써 ‘대리경질’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유가급등에 따른 서민 피해를 보전해준다는 명목으로 국내 모든 직장인에게 보조금을 주는, 전대미문의 선심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실제 그는 ”정말 돈은 원 없이 써봤다”는 말을 남겼다.

그런 강만수를 낙마시킨 건 이번에도 해외의 충격파였다. 바로 글로벌 금융위기다.

그렇지만 퇴진 후에도 대통령실 경제특별보좌관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으로 여전히 권력과 지근거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2010년 무렵, 관가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강만수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야인생활을 오래 했고 가족의 암투병으로 병원비가 많이 드는 데 국경위원장은 무보수 명예직이라는 것.

설마설마 했다. 관료 후배들이 그를 그렇게까지 챙겨줄 줄은…

기재부와 금융위원회의 후배들은 결국 2011년 강만수를 산업은행장으로 모셔드렸다. 이미 정년이 훨씬 지난 67세의 나이다. 누가 봐도 ‘노욕(老慾)’이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국내 최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공공기관에서 제외돼 정부의 관리대상에서 벗어났다. 강만수의 연봉과 성과급을 올려주기 위한 것 아니냐고 기자들은 수군거렸다. 덕분에 기업은행도 무임승차로 공공기관에서 제외됐다.

이런 판에 금융당국의 산업은행에 대한 감시감독이 가능할 리 없다. 대우조선도 당연히 그렇게됐다.

사실 개인적으로 강만수는 순수한 사람이다. 정이 많고 실세답지 않게 낯가림과 부끄러워하는 일면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인간적 면모가 권력과 만나면 오히려 부패에 취약해진다는 게 문제다.

다른 산업은행장들도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강만수의 전임 민유성 전 회장은 국책은행도 상업화해야 한다면서 영업조직을 강화했다가 그가 떠난뒤 모두 '제자리' 로 돌아가는 시행착오를 거쳤다.  지금은 롯데 ‘형제의 난’ 당사자인 신동주를 돕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산업은행장이 재벌가 진흙탕 싸움에 끼어든것은 모양새가 좀 그렇다.

후임자 홍기택 전 회장은 박근혜 캠프 출신의 대표적인 ‘낙하산’이다. 본인도 인정했다.

그는 대우조선 사태가 터지기 직전 신설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한국 몫 부총재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는 대우조선 부실 책임론이 거론되자 “청와대 서별관회의가 다 결정하고 나는 들러리만 섰다”고 주장, 평지풍파를 일으켰고  결과적으로는 AIIB 부총재 자리를 날려버린 장본인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역대 산업은행장들이 실망스럽다.  왜 다들 그렇게 되었을까. 모든 것은 ‘인사’가 ‘망사(亡事)’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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